[조선일보 김윤덕기자]

“모든 아기들은 신의 축복을 받으며 태어난다/때로는 성장하지 못하는 아기들도 있다/인간들은 삼 퍼센트의 아기들을 미워하고 비난한다/아기가 울면 하늘에서 신도 운다….”

3년 전, 동성애자로 태어난 자신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어느 10대의 실화를 모티프로 쓴 성장소설. 우리 사회 ‘성적(性的) 소수자’의 문제를 따뜻한 인간애로 풀어냈다.

동성애자로 태어났다는 걸 알지만 엄마에게조차 버려질까봐 스스로를 감추고 혐오하면서 살아가는 고3 수험생 정현. ‘나를 그저 나로 바라봐 주는 곳’을 꿈꾸지만, 단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사회가 가하는 폭력 앞에 무기력하기만 한 모범생이다. ‘커밍 아웃’과 동시에 죽음을 선택한 친구 상요는 정현을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뜨린다. 그러나 엄마의 출산이 다시 희망의 끈을 던져준다. 3%의 동성애자로 태어나든, 97%의 이성애자로 태어나든 모든 생명은 존엄하고 고귀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준 ‘사건’.

작가는 상요가 즐겨 읽던 ‘장자’에 기대어 메시지를 던진다. “가장 올바른 길을 가는 사람은 타고난 참모습을 잃지 않는다. 그러므로 발가락이 붙었거나 손가락이 하나 더 있는 육손이라도 스스로 불구라고 생각하며 비관하지 않는다”고 위로한다. 고등학생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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