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01년 1월

 

책을 읽는데도 때가 있는것 같아요. 어떤 책은 그때 읽는것보다 지금 읽어서 더 좋은 책도 있지만, '개미'는 지금 읽을때보다 그때(?) 읽었더라면 더 재미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마도 제가 베베아저씨의 다른 글들을 먼저 많이 읽어서인것 같아요. 만약 제가 베베 아저씨의 다른 글을 전혀 읽지 않은 상태에서 '개미'를 먼저 읽었더라면, 완전 매료되었을지도.... 그리고 '개미'에 관해서 전혀 몰랐더라면...

 

그동안 베베아저씨의 다른 글들을 통해 '개미'에 대한 언급도 있었고, (베베 아저씨나, 킹아저씨나 단편소설이나 장편소설들을 읽다보면 은근 자신의 글과 연결되는 글이나 소재들을 자주 접하게 되거든요. 그의 글을 모두 읽은 사람에게 재미있는 힌트가 되기도 하지만, 아직 읽지 않은 사람에게는 스포 같은 느낌도 있어요.) 약간의 패턴을 읽힌후라 쇼킹한 느낌은 좀 줄어들었던것 같아요.

 

하지만 '개미'를 읽다보면 그가 '개미 곤충학자'가 아닐까? 싶을정도로 세세한 묘사와 관찰력은 혀를 내두를 만큼 꼼꼼하고 정확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개미와 인간 세계를 절묘하게 겹치면서 전환하는 방식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영역

  원서

 

'개미'가 전 5권이지만 1~3권, 4~5권으로 2개의 이야기로 나누어졌다고 볼수 있어요. 뭐, 어찌보면 인간 주인공만 바뀌었을뿐이지, 개미 주인공은 변함없으니 한권으로 볼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원서 1권을 영역본은 1권으로 냈는데, 국내에서는 3권으로 분권한것은 좀 아닌것 같아요. 2권분권까지는 이해가 되지만... 너무 상술이야!! ^^;;

 

어쩜 제가 처음부터 '개미'를 처음부터 읽지 않았던것은 '개미' 열풍이 상술 같아서 싫었던것 같아요. 그러다가 그의 다른 작품을 읽으면서 매료되었는데, 이상하게 '개미'만큼은 고이 모셔두다가 지금에야 읽어서 조금 후회가 되긴합니다.^^

 

1,2편 스릴러 방식을 택했지만, 범인을 밝히는것보다 밝혀가는 과정들이 무척 흥미로웠던것 같아요. 안튼, 오래동안 밀렸던 숙제를 다 끝낸 느낌이 들어서 쉬원합니다. ^^ 이제 '개미'를 읽었으니 그의 최신작 '제 3인간'을 읽어볼까 싶어요.

 

 

 

책을 다 읽은후 부록으로 함께 받은 '개미' 그래픽 노블도 읽으니 글로 상상했던 전체 지형을 그림으로 만날수 있어 좋았어요. 특별했던 개미 103호.

 

 

 

 

 

필립 로스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8월

 

필립 로스를 사랑하는 분들이 많아서 관심은 많았지만, 선뜻 읽어야지... 생각은 못했었어요. 원체 제가 일반 소설보다 장르소설을 더 좋아해서 인지도...^^;; '굿바이, 콜럼버스'도 계속 책장에 꽂혀있다가, 함께 읽는 분이 생기면서 이번참에 읽게 되었답니다.

 

'필립 로스'를 처음 접한 저로써는 단편집 '굿바이, 콜럼버스' 선택은 좋았던것 같아요. 그의 초기작품이고, 단편집이라 읽는데 큰 부담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필립 로스가 유대인 혹은 유대인을 조상을 둔 작가인가요? 이번 단편집에는 유대인에 관한 단편들로 이루어졌더라구요. 그의 소설을 통해 유대인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된것 같아요.

 

어느 세대나 구세대와 신세대는 대립하는것 같습니다. 유대인이 가족중심에 끈끈한 정으로 이우러진 집단이라는것을 알을때, 한국과 비슷하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유대인은 특히 종교로 가족을 하나로 묶으려는 성향이 강한것 같아요. 그래서 그들의 폐쇄성과 우월성이 다른 집단에게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것 같습니다.

 

그들의 문화를 알면 이해가 되면서도, 그들 또한 자신의 문화만 이해해달라고하지 말고 조금은 열린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문득 드네요.^^ 암튼, 한 문화를 이해하는데 인문서가 아닌 소설로도 배울수 있다는것을 그의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느꼈어요.

 

'굿바이, 콜럼버스'가 그의 최고의 작품은 아니더라도, 그의 작품을 시작하는데는 좋은책 같아요. 다만, 읽다가 종종 이해가 안되는 문장들을 발견해서 여러번 읽는 경우가 많았어요. 한글이 이해가 안되다니... ^^;; 이런 말이 안되는 것이 뭐가 문제일까? ... 원문을 읽지 않아서 비판하기엔 조심스럽지만, 매끄럽지 않은 번역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중간 중간 대화 사이에 '스윗하트, 스위트'도 은근 눈에 거슬리더군요. ^^;;

 

 

입으로 말하기 전에는 우리가 가지고 있다고 말하는 감정이 존재하지 않았다 - 적어도 나는 그랬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순간 그런 감정을 만들어내고 소유하게 되었다. 우리는 낯설고 새로운 느낌을 휘저어 사랑을 닮은 거품 속에 집어 넣었지만, 감히 그것을 너무 오래 가지고 놀지도 못했고, 그 이야기를 너무 많이 하지도 못했다. 자칫 납작해지거나 픽 하고 꺼져 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다.

 

-굿바이, 콜럼버스 중에서 -

 

니 년 동안 나는 변할 만큼 변해 노인들이 떠는 것이나, 어린아이들이 우는 것이나, 한때 오만했던 사람들의 눈에 불안과 공포가 어리는 것에 마음을 쓰지 않게 되엇다. 다행스럽게도 보병의 심장을 갖게 된것이다. 이 심장은 보병의 발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붓고 아프지만, 마침내 아무리 험한 길을 걸어도 아무것도 느끼지 않을 만큼 단단해진다.

 

-신앙의 수호자 중에서 -

 

 

 

 

코랄리 빅포드 스미스 지음, 최상희 옮김 / 사계절 / 2016년 5월

 

 

'여우와 별'이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어린왕자와 사막여우'가 떠올랐어요. 그 이미지만큼이나 소중한 우정을 다룬 그림책입니다. 어쩜, 코랄리 빅포드 스미스도 '어린왕자'를 좋아하지 않았을까?하는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책의 내용은 궁금한데, 책 가격이 좀 있어서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했어요.^^ 집근처에 도서관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안그랬으면, 궁금한 책들 때문에 마음이 거덜나든, 지갑이 거덜나든했을테니깐요.

 

책을 받아보니 겉표지가 양장본이면서 천으로 깜싸고 그림을 프린트했어요. 그래서 촉감이 까끌까끌한데, 그점이 더 고급스러운 느낌이 들었습니다. 책 속의 그림도, 책커버의 그림에서 볼수 있듯이, 프린트로 찍어낸듯한 그림이예요. 그래서인지 복잡한 그림들이면서도 깔끔하고 단아한 분위기를 느껴요.

 

북디자이너답게 책이 참 이쁘긴합니다. 내용도 이쁘고.... 가격이 좀 부담스럽지...ㅠ.ㅠ 책 읽고 정리하는 저에게는 부담스럽지만, 이쁜 책들 컬렉션하시는 분들은 좋은 책인것 같아요.

 

 

 

편석준 지음, 엄성훈 그림 / 레드우드 / 2016년 5월

 

10년후의 일상을 상상하며 단편집보다 더 짧은 이야기의 모음이예요. 100년후의 미래는 막 멋대로 상상하면서 이상하게 10년후의 미래는 상상하기 쉽지 않는것 같아요. 10년후의 미래는 미래라기 보다는 현실의 연장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인것 같습니다.

 

10년전에 나는 지금의 나를 상상했을때, 그때의 상상과 같을까요?

 

책 제목 그대로 '10년후의 일상'들을 소소하게 다루었어요. 친구를 만나고, 직장생활을 하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생활은 비슷한것 같은데, IT가 발전된 일상인거죠. 그중에는 진짜 10년후에 이루어져있을지도... 혹은 편석준님을 미래의 예언자였다고 말하는 사람이 나올수도 있겠네요. ㅎㅎ

 

하지만 10년이 지난 일상들을 엿보고 보니, 별로 10년후의 모습이 기다려지지 않아요. 편리한 생활을 하는것 같지만 사람들은 더 외로워지고, 인간관계는 더 삭막해진 모습이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대신 저는 10년후의 일상을 IT의 발전의 반작용으로 자연과 가까이 생활하려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인간을 존중하는 사회가 형성된다는 조금 따뜻한 미래를 상상해봐야겠습니다.

 

 

 

 

리처드 킬로이 지음, 이상미 옮김 / 시그마북스 / 2016년 2월

 

책을 잘 못 이해하고 희망도서로 신청한 책이었어요. ^^ 저는 남자들의 패션 감각을 그림으로 설명해주는 책이라 생각했는데, 전혀 그런 책이아니랍니다. 그렇다고, '남자 모델 그리는법'을 다룬 책도 아니예요.

 

이 책은 남성복을 작업하는 아티스트를 상대로 그들의 그림 속에서 강조하는 점, 분위기와 스타일에 차이에 대해서 말해줍니다. 부드러움과 섬세함을 나타내는 여성복과 달리 남성복은 근육질이며 강한 남성부터 말쑥하게 단장한 신사등에 대한 이미지등 여성복 일러스트레이션과 차이를 보여주는 책이랍니다.

 

'패션 일러스트레이션'이 꼭 옷을 잘 입는 인물이 아닌, 패션을 이해하는 일러스트레이션이라고 할수 있어요. 그들은 남성 모델에게서 영감을 받아 특정 요소를 끌어내 양식화된 남성을 추상적으로 해석을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남성 웨어 일러스트레이션'은 '남성 웨어' 전문 일러스트레이션들의 작업만을 모아  특유의 스타일과 시각 예술가로서 소개해준 책이예요. 제가 찾던 책은 아니었지만, 또 하나의 전문 분야를 알았다는것만으로도 만족합니다. 다양한 그들의 그림도 흥미로웠어요. 그런 그림들이 멋진 패션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요. 역시 일반인과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드네요. 확실히 힘이 넘치는 그림들이었어요.

 

 

 

요시이 시노부 지음, 남혜선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6년 4월

 

신혼 초에 신랑 도시락 5년동안 준비했었어요. 결혼해서 무슨 반찬을 준비해야하나 고민을 했는데, 신랑이 제가 만든 음식은 뭐든지 맛있게 먹어주고, 좋아하는 음식은 계속 먹어도 안 질려해서 보통은 집에서 먹는 반찬을 그냥 도시락 통에 담는정도 였어요. 하지만, 결혼 한 사람이 신랑 밖에 없어서 상대방을 고려해 반찬 종류와 양을 넉넉히 준비했었답니다.

 

다행이도 전자렌지가 준비 되어있어, 식어도 따뜻하게 돌려 먹을수 있는 음식과 외국인 학생들도 함께 먹으니 냄새가 너무 강한것은 피해서 싸주었는데, 신랑이 가장 좋아하면서도 의외로 외국인들도 좋아했던 김치 제육볶음은 정말 자주 싸주었답니다. 암튼, 그때 떠오르면 신랑 도시락 엄청 컸는데....ㅋㅋ  '일본 가정식 도시락'을 보니깐 진짜 너무 귀여운거 있죠? ^^  도시락은 혼자 먹을때 보다 같이 먹으면서 서로의 반찬을 나눠 먹으면 좋은것 같아요.

 

지금은 가끔 바쁠때 삼각김밥이나 샌드위치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지만(사먹는것보다 내가 만든것이 더 맛있다고 해서...ㅎㅎ), 그때처럼 반찬을 이쁘게 담아서 도시락을 싸는일이 없으니 좀 아쉽네요.^^ 그렇다고 저 혼자 집에서 도시락 싸고 도시락에 밥 먹는것도 웃기고.........(라고 말하면서 해볼까?하는 생각이 ㅋㅋ)

 

'일본 가정식 도시락'은 만약 레시피만 있었더라면 별로였을거예요. 만드는법이 있지만 정확한 계량이 없는것은 아무래도 1인분 도시락이라 그런것 같은데, 사징상 레시피 양을 보면 1인분은 아니예요. (저자는 신랑과 자신의 것을 싼다고 하니 2인분이겠네요.) 그리고 페이지는 많은데, 종이재질은 무겁고 얇아서 잘 휩니다. 가지고 활용하는 요리책이기보다는 도시락을 보며 아이디어 참고 정도하고, 맛에 관한 추억을 이야기하는 요리책과 에세이 중간쯤 되는 책인것 같아요. 그래도 전 이 책이 그냥 요리책이었다면, 실망했을텐데 맛과 함께 그녀의 추억을 함께 읽어서 좋았어요. 언제나 맛있는 맛은 좋은 추억을 동반해서 행복을 주는것 같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엄마들의 맛있는 음식은 가족들에게 매일 매일 행복한 추억을 만들어주는거네요. 저도 우리 가족에게 행복한 추억 만들어줘야겠습니다.^^

 

문어 후랑크햄 만드는 법은 알았지만, 검은깨로 문어 눈을 만들줄이야....^^ 나중에 한번 따라해보고 싶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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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3 11: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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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3 13:2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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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3 16:4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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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6-25 20:0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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