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이후남] 한국언론인물사상사

조맹기 지음, 나남출판

343쪽, 1만6000원

흔히 '사상의 자유시장' '언론의 자유'같은 생각은 서양에서 도래한 것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국내 언론은 저마다의 치열한 사상적 모색과 실천으로 1896년'독립신문'창간 이래 100여년의 언론사를 이끌어왔다.

이 책은 '독립신문'의 서재필.윤치호를 시작으로 장지연.신채호.이광수.홍명희.안재홍.천관우.최석채.장준하.송건호 등 11명의 언론인의 사상적 기반과 함께 이것이 언론에 나타난 양상을 되짚는다.

이들은 좌와 우, 혹은 친일과 항일 뿐 아니라 언론인으로서 핵심적으로 추구한 가치도 달랐다. 저자에 따르면 '임꺽정'의 소설가 홍명희는 '사실성'에 충실한 언론인이었다. 이는 소설가 이광수나 독립운동가 신채호와는 좀 다른 입장이다. 신채호는 민족사의 전통에 입각해 민족의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언론의 역할에 집중했다. 반면 이광수는 "언론의 목적합리성에 익숙한 나머지 가치합리성에 갈등을 빚었다"는 것이 이 책의 평가다.

언론학 교수가 쓴 이 책은 자연히 각 인물의 사상과 이력을 간추린 평전으로도 볼 수 있다. 언론학 연구자가 아닌 여느 독자라면 대개 독립운동가.소설가로 불리는 인물들이 신문.잡지의 기자.편집국장.사장 등으로 활동한 이력을 확인하는 것도 흥미로을 듯 하다. 서재필을 '정보혁명의 선구자'로 보는 시각에서 짐작하듯, 우리네 언론의 발전과정에 새로운 의미부여를 하려는 노력이 들어있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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