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내 생활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어서인지 서울의 동적인 흐름에는 잘 적응이 안 된다. 어디론가 끊임없이 움직이는 사람들, 자동차 소리, 부유하는 먼지 입자들, 저녁의 불빛들, 정체를 알 수 없는 웅웅거림 등등이 머리를 혼란스럽게 한다. 길을 가다가도 잠깐 엉덩이를 붙이고 쉴 만한 곳을 찾기가 쉽지 않다. 나는 때때로 서울에 온 목적을 잊고 지하철역 입구에 서 있기도 하며, 가판대 근처를 어슬렁대기도 하고, 날씬한 아가씨들의 엉덩이를 훔쳐보기도 하며, 어느 한때 드나들던 술집 간판을 바라보기도 하고, 아주 오래전의 한 여자를 생각하기도 한다. 이만큼 자판을 두들겼을 때 심한 변의가 느껴진다.
=>번잡한 도시가 싫다가도 난 가끔 그곳이 그리울때가 있어요.. 아마도 내가 태어난 곳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네요.-.쪽
자신의 얘기를 소설로 쓰면 열 권은 될 거라는 것이다. 내가 만난 시골 사람들의 한결같은 멘트 가운데 하나인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나는 짜증이 난다.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그들의 얘기를 다 소설로 쓰자면 백 권도 더 써야 할 거고, 그러자면 내 수명이 천 살은 돼야 한다. 아니 천 살이 아니라 만 살이 되더라도 쓸 수 없다. 그저 지겹기만 하다.
=>난 소설로 낼 이야기가 없는걸보면 좋아해야하나? 나빠해야하나...ㅠ ㅠ-.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