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 세계 일등 비결의 해부 - '선발주자 이점' 창조의 전략과 조직 SERI 연구에세이 44
신장섭.장성원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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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부문에서는 1992년 이후 지금까지 네 번의 세대교체가 일어났지만 여전히 삼성전자가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으며, 오히려 후발주자와의 간격을 더 벌리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세계 D램 시장은 '한 마리의 호랑이와 세 마리의 고양이(one tiger and three cats)'에 의해 분할되어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삼성전자의 입지는 확고하다.-.쪽

선발주자의 이점에 대해서는 리버만과 몽고메리(Lieberman & Montgomery, 1988)의 서베이 논문이 학계에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이들은 선발주자의 이점을 기술적 리더십(technological leadership)과 자산의 선제 확보(preemption of assets), 구매자 전환비용(buyer switching cost)으로 나누어서 설명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는 관련 인적 자산이나 설비, 원료들을 후발경쟁사들도 충분히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선제 확보 효과가 크지 않고, 제품이 상당 부분 표준화되어 있기 때문에 구매자 전환비용도 크게 중요하지 않다. 삼성전자의 사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적 리더십'이라 할 수 있다.-.쪽

'공격적인 투자'는 1992~1993년 이전에 삼성전자가 후발주자로서 선발기업들을 성공적으로 추격한 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가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1위로 등극한 데 대한 기존의 연구들은 대부분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설비 투자와 연구개발 투자에 주목하고 있다(Choi, 1996 ; Kim, 1997 ; Choung et al., 2000 ; Mathews and Cho, 2000 ; 조동성, 1995).-.쪽

기업들은 생산비용을 절감하고 경쟁업체들보다 가격경쟁력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서 끊임없이 공정혁신을 단행한다. 이러한 경쟁은 반도체산업, 특히 메모리산업에서 강하게 나타난다. 메모리업체들은 대규모의 연구개발 및 설비 투자에도 불구하고 초기 생산 2~3년 내에 제품 가격이 급전직하(急轉直下)로 떨어지는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제품수명주기의 후반기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공정혁신을 통해 생산비용을 빠른 시일 내에 줄여야 한다. 이 기간에 이익을 낼 수 없거나 대규모 손실이 누적되면 퇴출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선발 추격 기간에도 여러 가지 공정혁신을 도입하면서 가격경쟁력을 높였다. 선발주자로 올라선 뒤에는 더 많은 공정혁신을 도입해 생산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가장 가격경쟁력 있는 메모리업체로서의 위치를 확보해나갔다.-.쪽

여느 전략과 마찬가지로 선두 유지 및 강화를 위한 전략도 그 전략이 집행될 수 있는 조직적 기반이 있어야만 성공할 수 있다. 전략을 수립하는 일은 상대적으로 쉬운 일이다. 남들보다 빨리 대규모 투자를 한다든지, 대량생산의 속도전에서 이겨야 한다든지, 비용 절감을 위한 다양한 공정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든지,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심화와 관련 제품으로의 다각화를 적극적으로 해나가야 한다든지 등은 어찌 보면 관련 업계에 전문적인 식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일이고 일반적인 경영 전략에서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물론 이러한 전략들이 업계의 흐름과 맞아야 하고 세부 전략 간에 정합성이 유지되는 일도 매우 중요하다. 기업들 간에 이러한 전략 수립 능력에 차이가 나는 경우도 많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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