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판타지 라이브러리 19
구사노 다쿠미 지음, 송현아 옮김 / 들녘 / 2001년 7월
품절


사탄ㆍ데몬ㆍ데빌─【그】
기독교의 악마. 지상의 인간뿐만 아니라 지옥의 죄인들도 괴롭히는 옥졸이다.
악마에는 몇 개의 계층이 있는데, 그 중 최고의 존재가 사탄이다. 유일신을 믿는 유대교ㆍ기독교에서는 기본적으로 신에게 필적할 만한 악신은 당연히 존재하지 않았고, 실제로 초기에는 이런 악마가 존재하지 않았다. 구약성서 「욥기」에서 사탄은 신의 아들 중 하나로 등장한다. 이 사탄은 욥에게 재난을 안겨줌으로써 신에게 맞서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신의 허가를 얻어 이런 일을 했으므로 그 능력이 신에게 대항할 만한 존재는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리 유일신이 지배한다 해도 이 세상에는 악이 존재한다. 이를 반영하여 신과는 별개로 사악한 존재가 있다는 이원론적인 사고방식이 유대교ㆍ기독교 속에 스며들기 시작하여, 사탄은 사악한 존재의 대표이자 어둠의 지배자로 나타나게 된다.-.쪽

사탄을 어둠의 지배자로 생각하면서부터 사탄은 여러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타락천사 중에서도 가장 음란하고 불손하다고 여겨지는 벨리알, 성서에서 이국의 신으로 간주되는 벨제불 등도 그에 속하는데, 이런 이름들 중에서 가장 매력적인 이야기를 갖고 있는 것이 루시퍼였다. 루시퍼는 원래 천사장으로, 천사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고 가장 위대하며 신이 가장 총애하는 존재였다. 그렇지만 자기가 위대하다는 자만심이 지나쳐 신의 자리를 빼앗으려고 하다가 신의 노여움을 사서 천계에서 쫓겨나 지옥의 심연으로 떨어지고 말았다. 단테의 『신곡』에서 루시퍼가 지옥의 맨 밑바닥에 꽂혀 있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또한 밀턴의 『실락원』에서는 수많은 악마군단과 함께 악마의 왕 루시퍼가 지옥으로 내팽개쳐지는 장면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쪽

그밖에 데몬과 데빌은 그리 엄밀하게 구분되지는 않지만, 데몬은 그리스어의 다이몬(혼), 데빌은 그리스어로 디아볼로스(적)라는 말에서 파생된 것으로, 서로 계통을 달리하는 마족魔族이다. 그러나 둘 다 일관되고 엄밀하게 정의되어 있지는 않다. 예를 들어 데몬은 악마의 심부름꾼으로 알려졌으며, 거의 모든 동물을 데몬으로 보는 생각도 있다. 이에 비해서 데빌은 악마 전체를 가리키는 말로, 루시퍼나 벨제불, 사탄 등을 데빌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처럼 많은 악마들이 지옥에 살고 있는데, 이밖에 타락천사라 불리는 자들도 지옥의 주민을 구성하고 있다. 이들은 이름 그대로 원래는 천사로서 신을 위해 인간의 감시를 하는 것이 임무였으나, 지상에 태어난 여자들을 사랑하다가 지옥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16세기 유럽에는 이들 악마와 타락천사들이 지옥에서 악마의 군주국을 만들었다는 설도 등장했다. 요하네스 바이어의 주장에 따르면, 필리스티아(블레셋)인들의 신 벨제불은 '지옥의 제왕', 사탄은 제왕의 부관이자 '악마의 수령', 암몬인들이 숭배했던 신 몰레크는 '눈물 나라의 군주'인 동시에 '하에 기사단 상급 기사', 카난인의 최고신 바알은 '지옥군 최고 사령관'이며 '하에 기사단 상급 기사', 루시퍼는 '재판소 장관'이다.-.쪽

북두성군ㆍ남두성군─【도】
도교에서 북두칠성, 남두칠성을 신격화시킨 신. 인간의 생사, 수명, 빈부, 귀천을 관장하며, 전자는 인간의 사후를, 후자는 살아 있는 인간을 관리한다.
북두성은 음양도陰陽道에서도 중요한 별로, 북두성군北斗星君은 하늘, 땅, 물의 삼관三官과 함께 지상의 인간이나 죽은 자들의 공덕과 죄를 조사한다. 인간이 악업을 저지르면 하늘, 땅, 물의 삼관이 북두성군에게 보고하는데, 악업이 크면 북두성군이 지옥의 왕에게 명하여 그가 죽었을 때 오랜 기간 지옥에서 나오지 못하게 한다고 하여, 특별히 두려움의 대상이 되었다.
남두성군南斗聖君은 살아 있는 인간을 담당하는 만큼 북두성군보다 상냥한 신으로 여겨졌다.
관로管輅라는 예언자가 등장하는 이야기에서 북두성군과 남두성군의 이러한 성격이 잘 나타난다.-.쪽

관로가 어느 날 한 청년을 보니 그 관상이 일찍 죽을 상이라 저도 모르게 "딱해라!" 하고 혀를 찼다. 청년에게 그 이유를 설명하니 곧 청년과 아버지가 달려와 어떻게든 목숨만은 살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했다.그래서 관로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묘일卯日에 청주 한 병과 사슴의 육포를 준비해서 보리밭 남쪽에 있는 커다란 뽕나무 밑으로 가보게. 그러면 바둑을 두고 있는 두 남자가 있을 터이니, 조용히 옆으로 가서 잔에 술을 따르고 육포를 놓아두게. 잔에 술이 비워지거든 계속 따라드리고, 두 사람이 자네가 왔음을 눈치채도 아무 말 말고 정중히 인사를 올리게."
묘일이 되어 청년이 뽕나무 아래로 가 보니 정말로 두 남자가 바둑을 두고 있었다. 청년은 곧장 관로의 말대로 움직였다. 바둑을 두고 있던 두 사람은 눈치채지 못하고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었다. 꽤 시간이 흐른 다음 북쪽에 있던 남자가 옆에 청년이 있음을 깨닫고는 귀찮다며 호통을 쳤다. 그래도 청년이 정중히 고개를 숙이고 있자 남쪽에 있던 남자가, 어쨌든 술을 마셨으니 할 수 없다고 하며 자리를 수습했다. 그리고 수명이 쓰여 있는 명부를 꺼내어 청년의 이름 옆에 19라 쓰여 있는 것을 90이라 고쳐서 수명을 늘려주었다. 이때 북쪽에 있던 자가 북두성군이고, 남쪽에 있던 자가 남두성군이었다고 한다.

->이현세님의 '천국의 신화'도 생각나고 예전에 들었던 민화로 옮겨두었습니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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