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괴물 - 인간을 먹고 산 식인 동물에 대한 문화 생태학적 고찰
데이비드 쾀멘 지음, 이충호 옮김, 최재천 감수 / 푸른숲 / 2004년 10월
품절


대형 포식 동물이 사라지면, 중간 크기의 포식 동물과 초식 동물, 그리고 식물의 씨를 먹어치우는 동물이 크게 증가하여 오히려 생태계의 붕괴를 초래하는 결과가 여러 곳에서 관찰되었다. 따라서 먹이 사슬의 꼭대기에 위치한 위험한 대형 맹수는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중요한 조절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상위 포식자가 사라지면, 필연적으로 생태계가 단순해지고, 그에 따라 종의 멸종이 줄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쪽

우리가 알고 있는 한, 우주는 대부분 텅 비어 있다. 만약 우리가 지구에 남아 있는 최후의 야수를 절멸시킨다면, 우리는 우주 어디에서도 다시는 그와 비슷한 종을 만나지 못할 것이다. 기르 숲에서 평생을 살아온 한 노인의 말은 깊이 음미할 만하다.

그때는 사자들을 미워했지요. 사자만 없으면 사는 것이 훨씬 편할 것 같았거든요. 밤이나 낮이나 사자에 대한 불안감 없이 가축을 몰고 풀을 먹이러 다닐 수 있으니까요. 사자…… 늘 사자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어요. 나는 평생 동안 사자 때문에 아주 많은 시간을 보냈는데, 그 시간 동안 기도를 했더라면 하느님이 내 앞에 나타나지 않았을까 싶어요. 그러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 땅의 주인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사자가 아닐까 하는……. 만약 사자가 이곳에 머물 수 없다면, 어디로 가서 살겠습니까? 오히려 우리가 침입자인 거죠. …… 만약 사자가 사라진다면 숲도 사라질 것이고, 나머지 모든 것도 사라질 거요.

->모든 동생물이 공존하는 세계..-.쪽

사자가 살던 세상은 변했고 경주에는 지고 말았다.

->이 대목에서 예전에 들었던 대목이 생각나네요. 세랭게티에서는 영양은 사자에게 잡혀먹지 않기위해 빨리 달려야한다. 사자는 살아남기 위해 영양보다 더 빨리 달려야한다.-.쪽

새로운 세계는 변화하는 세상에서 새로운 역활과 새로운 형태의 행복을 찾아야한다고 말한다.-.쪽

악어가 대중의 동정을 얻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악어의 보존을 설득할수 있는 최고의 논리는 경제적 가치이다.

->파충류의 포식자라서 그런지, 사자나 호랑이보다 저 역시 악어에 대해 더 적대감을 가지고 있는것 같아요. -.쪽

죽이거나 삼키기에 너무 큰 상한선과 잡으려고 시간과 정력을 쓰기에는 너무 작은 하한선 사이의 중간 어딘가에 각 포식 동물 종에게 가장 적절한 먹이 크기가 있는데, 그것이 일반적인 먹이 크기다.
물론 예외도 있다. 엘턴은 한 가지 특별한 경우를 언급했는데, 그것은 먹이의 크기를 고려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시사한다. "인간은 어떤 크기의 먹이라도 섭취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다. 그렇지만 인간조차도 인류 역사의 후반부에 이르러서야 그러한 능력을 갖게 되었다."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손가락, 다른 손가락과 마주 보는 엄지손가락, 인공 무기, 자르는 도구 덕분에 호모 사피엔스는 먹이 선택을 크게 확장시킬 수 있었다. 수염고래는 플랑크톤을 먹을 수 있고, 범고래는 수염고래를 잡아먹을 수 있지만, "큰 먹이, 작은 먹이, 중간 크기의 먹이를 가리지 않고 어떤 것이라도 먹을 수 있는 능력은 인간만이 가지고 있다". 엘턴은 다양한 크기의 먹이를 먹을 수 있는 침팬지나 갈색곰 같은 몇몇 다른 종은 무시했지만, 그가 주장한 핵심은 옳다. 즉, 먹이의 크기는 도구를 사용하지 않는 거의 모든 동물에게 중요한 문제다.-.쪽

"그는 사자에 대해서는 나쁜 감정이 없다고 합니다." 라비가 통역해주었다.
"사자의 행동은 자연스러운 것이니까요. 사자는 풀을 먹고 살 수 없으니, 고기를 먹어야 합니다. 그리고 내가 기르는 가축은 그러한 고기들 중 하나일 뿐이지요."
숲에서는 포식 행위가 삶의 일부라는 사실을 바푸는 잘 알고 있다. 그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그는 오히려 이주 정책이나 방목의 제한, 낮은 보상금처럼 좀더 우발적인 성격의 불만스러운 일에 대해서는 참지 못했다.
"그는 산림청에 대해 분노하고 있습니다.-.쪽

그는 내 말에 동의하면서 곰이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그들은 곰의 위협을 전혀 느낄 수 없을 만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산다. 그들은 곰이 좋다고 쉽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곰이 사는 산에서 일하는 양치기에게는 그러한 안전거리가 없다. 따라서 그들은 곰을 저주스러운 동물로 여기는 경향을 보인다.
여기서도 '사향뒤쥐 문제'에 마주친다.-.쪽

《생물학적 보전》은 원래 생물학을 전공하는 대학생을 위한 교재로 쓴 자그마한 책인데, 지금은 보전생물학 분야의 기본적인 교과서로 자리 잡았다. 그는 멸종과 멸종 위기를 다루는 부분에서 "생존 잠재력이 낮아질 수 있는 동물 종의 특징" 명단을 실었다. 그러한 특징에는 큰 몸집, 제한된 분포 지역, 느린 번식률, 무리 속에서의 번식, 효과적인 사냥 동물 관리가 부재한 상황에서 가해지는 사냥 압력, 국경을 넘나드는 이동, 인간의 존재에 대한 내성 부족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치명적인 항목(모두 열 가지) 각각에 대해 에렌펠드는 대표적인 종 하나씩을 예로 들었다. 큰 몸집으로는 퓨마, 제한된 분포 지역으로는 바하마앵무, 느린 번식률로는 자이언트팬더, 이동으로는 초록바다거북 등을 꼽았다. 그러고 나서 그는 이러한 특징 중 불행하게도 여러 가지에 해당하는 '멸종 위기가 아주 높은 동물'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에렌펠드는 다음과 같이 썼다.

그러한 동물은 서식지 적응 범위가 좁고, 임신 기간이 길고, 한 배에 낳는 새끼 수가 적은 대형 포식 동물로 드러났다. 이들은 천연 산물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또는 스포츠 목적으로 사냥되지만, 효과적으로 관리되지 못한다. 분포 지역도 제한돼 있을 뿐만 아니라, 국경을 넘나들며 이동하는 습성이 있다. 또한 인간의 존재를 잘 견디지 못하고, 무리를 이룬 상태에서 번식을 하며, 잘 적응하지 못하는 행동상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것에 딱 해당하는 동물은 없을지도 모르지만, 한두 가지 예외를 둔다면 이 모델은 북극곰에 아주 가깝게 일치한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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