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안병수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5년 5월
구판절판


성인병이란 용어를 '생활습관병'으로 바꾸기 위해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성인병이 잘못된 생활습관에 의해 생긴다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종전까지만 해도 40대 이후의 성인을 주 타깃으로 했던 성인병, 아니 생활습관병이 최근 들어서 젊은층까지 무차별 공격한다는 점도 그 결정을 부추겼을 것이다. 이른바 '문명병'으로 불리는 이 질병은 이제 연령을 초월하는 무서운 병마로 돌변했다.-.쪽

가공식품이 안고 있는 문제의 백미는 역시 청량음료에 있다. 가공식품을 논하는 자리에서 청량음료를 빼놓을 수 없고, 청량음료를 논하는 자리에서 콜라를 빼놓을 수 없다. 그리고 콜라 하면 '미국의 문화재'로 칭송되는 세계 최대 음료회사다. 콜라회사에 따라붙는 수식어 '세계 최대'라는 말은 음료나 식품 업계에서만 통하는 말이 아니다. 모든 산업을 통틀어, 다시 말해 세계 모든 기업들의 랭킹에서 최정상에 군림함을 뜻한다.
700억 달러! 그것은 이 회사의 브랜드 가치다. 그 숫자는, 이 콜라회사가 2위 업체 마이크로소프트를 크게 따돌린, 명실상부한 1위 업체라는 사실을 고고하게 천명한다. 이 거대기업의 규모를 좀더 현실감 있게 비유해 보자. 현 시점에서 이 회사의 브랜드 가치를 팔면 우리나라 10대 그룹을 인수할 수 있고, 이 회사 주식을 모두 팔면 우리나라 상장사 거의 대부분을 인수할 수 있다. 한마디로 대단한 회사다.
이 회사를 그토록 위대하게 만든 원천은 무엇인가. 이 회사의 제품에 돋보기를 들이대보자. 액상과당ㆍ탄산가스ㆍ캐러멜색소ㆍ인산ㆍ향료. 이 회사 대표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의 원료창고에는 고작 다섯 가지만 들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이 원료들은 하나같이 분자교정의학자들의 사전에 '블랙리스트'로 올라가 있는 것들이다.-.쪽

슬로푸드, 삶의 진정성을 회복시키는 움직임

내가 광민이에게 대략적으로 설명했듯, 문제의 줄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진다. 첫째는 설탕을 비롯한 정제당精製糖, 둘째는 쇼트닝과 같은 나쁜 지방脂肪, 셋째는 수백 종에 달하는 식품첨가물이다. 과자도 그렇고 청량음료도 그렇고, 내가 이 식품들을 멀리하는 까닭은 바로 이와 같은 문제의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처럼 식품의 '성분'을 중심으로 문제에 접근해 가다 보면 다소 난삽한 질문과 만나게 된다. 그런 성분이 단지 과자나 청량음료에만 들어 있는 것일까. 그래서 그 식품들만 피하면 되는 것일까. 이렇게 생각할 때 사태가 녹록하지 않음을 알게 된다. 불행하게도 문제는 이들 몇몇 기호식품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 매일같이 우리 식탁에 오르내리는 모든 가공식품에 이 난제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자, 여기서 함께 생각해 보자. 지금 가까이에 있는 가게의 식품 코너를 가보자. 편의점도 좋고 슈퍼도 좋고, 대형 할인점도 좋다. 아무 가공식품이나 집어 들여다보자. 이들 세 가지 문제의 성분이 없는 제품이 있는가를. 가공식품이라는 너울을 쓴 제품이라면 거의 빠짐없이 이러한 혐오물질들이 들어 있다.
따라서 나는 과자만이 아닌 모든 가공식품을 끊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단지 과자나 음료수 몇 가지만 멀리하는 일이라면 그다지 어려움이 없다. 하지만 그것이 모든 가공식품에까지 확대된다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이들 가공식품은 물이나 공기처럼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우리 일상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기 때문이다-.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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