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설가 황석영 씨의 ‘장길산’ ‘무기의 그늘’, 박완서 씨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이문열 씨의 ‘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송기숙 씨의 ‘녹두장군’ 등은 이미 만화로 나왔다.
이처럼 ‘한국 문학의 만화화’가 확대되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적인 의견이 갈린다.
학부모들은 꼭 읽어야만 하는 소설이지만 시간이 부족하고 내용을 이해하기 힘든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해 좋은 일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주부 이소영(34) 씨는 “자식들에게 우리 문학을 읽히고 싶지만 아이들이 원작의 방대한 내용을 제대로 소화할 리가 없어 망설였다”며 “이를 만화로 보여 주면 일단 아이들의 흥미를 끌 수 있기 때문에 교육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안도현 씨의 소설 ‘연어’를 만화로 제작 중인 애니북스 천강원 팀장은 “각종 시험에 한국 문학과 관련된 문제들이 자주 나온다”며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소설을 만화로 펴내는 출판사들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만화가들도 한국 문학을 만화로 제작하는 작업에 우호적이다. ‘태백산맥’을 완간한 박 씨는 “이 작품을 위해 조정래 씨와 함께 ‘태백산맥’의 무대가 된 전남 보성, 지리산, 벌교 일대를 탐사했다”며 “당시 주인공들의 옷차림, 머리 모양, 안경까지 사전 조사를 통해 정확히 묘사했다”고 말했다.
‘만화 장길산’을 그리고 있는 만화가 김태영 씨도 “만화를 읽은 후 아이들이 문학에 친해지고 소설에 더 쉽게 접근하도록 돕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자칫 지나친 단순화로 원작의 본질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경우 작품 자체의 의미를 손상시킬 수 있다는 비판도 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산하 출판문화위원회
김미자 연구원은 “당장이야 만화를 통해서라도 아이가 대하소설을 접하면 학부모로서 뿌듯하겠지만 만화는 아무래도 흥미, 스토리 위주이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문학평론가들은 △소설의 만화화는 시장 논리에 의한 상업적 현상일 뿐이며 △아이들이 만화로 줄거리만 알고 원작을 외면하는 경우가 잦다는 점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