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뉴스’ 김중혁 “3일만에 단편소설 뚝딱”

KBS 1FM 라디오 ‘이주향의 문화포커스’ 초대손님으로 데뷔작 <펭귄뉴스>(문학과지성사. 2006)를 낸 소설가 김중혁이 출연했다.

이주향 교수는 “소설의 배경이나 소품을 중심으로 끌어 들인다는 특징이 눈에 띤다”며 “사물을 통해 인물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책, 영화, 음악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담은 펭귄뉴스`(www.penguinnews.net)를 운영하고 있는 김중혁은 책 표지를 직접 그려 그림솜씨를 뽐내기도 했다.

단편 ‘무용지물 박물관’의 화자 ‘나’는 디자인 사무실을 운영하는 제품디자이너다. ‘나’에게 ‘메이비’라는 남자가 찾아오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메이비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라디오 프로듀서이자 DJ.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 코너 이름이 ‘무용지물박물관’이다.

메이비는 나에게 라디오 디자인을 부탁한다.

작가는 소재로 라디오를 택한 이유를 “라디오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을 다룬 일본영화를 본적이 있다. 영화는 우주 장면을 TV가 찍으면 엄청난 제작비가 들겠지만 라디오는 ‘우주입니다’라는 말 한마디면 된다고 말했다. 라디오는 말 한마디로 상상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때 각자가 생각하는 우주야말로 진짜 우주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옐로우 서브마린’은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비틀즈 곡이다.

‘옐로우 서브마린’을 신청하는 청취자는 메이비에게 노란색과 잠수함에 대해 묻는다. 메이비는 노래를 들려주며 잠수함을 묘사한다. DJ의 설명에 따라 시각장애인 청취자는 잠수함을 상상한다.

“전체적인 모습은 입이 툭 튀나온 심술 맞은 물고기 같아요. 심술 난 것처럼 입을 삐죽 내밀고 만져보세요. 잠수함 앞모습이 바로 그래요. 몸통은 비늘을 다 긁어낸 물고기라고 생각하면 될 거에요. 미끈하죠. 창문은 왼쪽 여덟 개 오른쪽에도 여덟 개가 있어요. 창문을 통해서 바다 속 풍경을 보는 거죠. 위에는 네 개의 잠망경이 올라와 있는데요. 잠망경은 사람이 물위로 올라오지 않아도 바깥을 볼 수 있도록 기역자 모양으로 만들어 졌어요. 굽힐 수 있도록 만들어진 스트로우 아세요? 그게 잠망경 모양이라고 생각하면 될 거예요”

메이비의 설명을 들으며 청취자는 잠수함을 묘사하려고 애쓴다. 머리를 그리면 꼬리가 없어지고 잠망경을 그리면 프로펠러가 없어져 쉽지 않았지만 여러번의 과정을 거쳐 잠수함 그림을 상상 속에서나마 완성한다.

김중혁은 “특정 사물의 이름을 부르면 연상되는 형상을 차단하고 싶었다. 내가 순수하게 묘사하는 세계, 소설 속에만 만들어지는 공간을 그리고 싶다”며 “‘무용지물 박물관’은 3일 만에 완성했고 수정조차 거의 하지 않은 작품” 이라고 밝혔다.

“젊은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연필로 초고를 쓰고 자동차 보다는 자전거를, TV보다는 라디오를 좋아하고 미술과 음악에 매료된 점이 특이하다”는 이 교수의 말에 김중혁은 “나는 레고블럭처럼 무수히 많은 조각들로 이루어진 존재다. 내가 생각한 것은 독창적인 것이 아니다. 오히려 수많은 것이 내 안에 들어와 있다”고 답했다.

“앞으로 어떤 식으로 쓸지, 레고블럭이 어떤 식으로 조합될지는 나도 모른다”는 작가의 말에 이 교수는 “강한 자신감에서 좋은 소설이 나올 것으로 믿는다”는 기대를 덧붙였다.

한편, 한겨레 문학담당 최재봉 기자는 세실 바즈브로의 소설집 <녹턴>(문학동네. 2006)을 서강대 영문학과 장영희 교수는 로버트 브라우닝의 시를 한국경제신문 문화부 고두현 기자는 정한용 시인의 <흰꽃>(문학동네. 2006)을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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