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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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단 한 번만이라도 자신의 가슴을 뛰게 하는 일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오늘도 나에게 묻고 또 묻는다. 무엇이 나를 움직이는가? 가벼운 바람에도 성난 불꽃처럼 타오르는 내 열정의 정체는 무엇인가? 소진하고 소진했을지라도 마지막 남은 에너지를 기꺼이 쏟고 싶은 그 일은 무엇인가?-14쪽

바닷가에 사는 한 어부가 아침마다 해변으로 밀려온 불가사리를 바다로 던져 살려주었다. "그 수많은 불가사리 중 겨우 몇 마리를 살린다고 뭐가 달라지겠소?"
동네 사람의 물음에 어부는 대답했다. "그 불가사리로서는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건진거죠." -61쪽

"이 사람들에게 씨앗은 희망의 다른 이름이예요"
이야기인즉 작년에 한정된 구호 자금때문에 한 마을은 씨을 배분하고 그 옆마을은
주지 못했단다. 안타깝게도 비가 오지 않아서 파종한 씨앗은 싹을 틔우지 못했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씨를 나누어준 마을 사람들은 씨를 심어놓았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수확기까지 한 명도 굶어 죽지 않았는데, 옆 마을은 아사자가 속출했다고 한다. 똑같이 비가 오지 않는 조건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씨앗을 뿌렸다는 그 사실 하나가 사람들을 살려놓은 것이다.이곳에서의 씨앗이란 존재만으로도 사람을 살게 하는 힘이 있었다-76-77쪽

나도 집에 거울이 있는 사람이니 나의 객관적인 외모가 B+라는 거 잘 알고 있다. 그러니 내가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얼굴로 살고 싶다. 부모님이 물려준 이목구비 예쁜 얼굴이 아니라 밝고 환해서, 당당해서, 쉽게 포기하지 않아서, 매사에 최선의 최선의 최선을 다해서 사랑스럽고 예뻐 보이는 얼굴로 살고 싶다. -133쪽

단 한사람 때문에 어떤 나라 사람 전체가 고맙고 좋기도 하고, 반대로 그 나라 전체에 거부감이 생기며 꼴 보기 싫기도 하다. 대단히 단면적이고 다분히 감정적이지만 이게 인지상정이다. 이러니 원하든 원하지 않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한민국 대표라고 할밖에.
우리는 또한 각자 속해 있는 분야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중 한 사람만 잘못해도 그 분야 사람들을 한꺼번에 싸잡아 욕하고 믿지 못하게 되지 않나. 나 한 사람이 뭐가 그렇게 중요할까 싶겠지만 바로 그 한 사람이 자기 나라와 자기가 속해 있는 분야의 호감도와 이미지를 좌지우지한다. 나 역시, 네팔에 있는 동안 '비공식 대한민국 국가대표'라는 점을 잊지 않을 작정이다.-188쪽

나는 인생이란 산맥을 따라 걷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산맥에는 무수한 산이 있고 각 산마다 정상이 있다. 그런 산 가운데는 넘어가려면 수십년 걸리는 거대한 산도 있고, 1년이면 오를 수 있는 아담한 산도 있다. 그러나 아무리 작은 산이라도 정상에 서는 것은 신나는 일이다. 한 발 한 발 걸어서 열심히 올라온 끝에 밟은 정상일 테니 말이다. 하지만 어떤 산의 정상에 올랐다고 그게 끝은 아니다. 산은 또 다른 산으로 이어지는 것. 그렇게 모인 정상들과 그 사이를 잇는 능선들이 바로 인생길인 것이다. 삶을 갈무리할 나이쯤 되었을 때, 그곳에서 여태껏 넘어온 크고 작은 산들을 돌아보는 기분은 어떨까?-2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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