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 코하고 열 번 돌고, 전방에 있는 화장실을 시계방향으로 돌아서 온다! 실시!!”
훈련소에서 한번 쯤 받았을 얼차려에 코끼리 궁둥이가 서로 부딪치고, 화장실 모서리에서 대가리가 깨지고 난리다. 왜 그럴까? 시계는 한 방향으로 돌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거꾸로 물구나무 서도 국방부 시계는 가듯, 우리가 생각하는 시계방향은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세상을 다르게 보는 55가지 방법>(지식나무.2006)은 상식의 틀을 깨는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상식을 깨라고 하면 생각만을 바꾸려 든다”는 저자는 그것마저 고정관념이라고 보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이를 활용하면 생각이 바뀐다고 말한다.
@상식을 깨라!
문명이 발달한 북반구가 아닌 남반구에서 시계를 만들었으면 지금과는 반대로 시계방향이 돌았을 것이다.
@줄여라.
“흰 달빛/자하문//달 안개/물 소리//대웅전/큰 보살//바람 소리/솔 소리”(박목월 ‘불국사’)처럼 무게와 시간 뿐 아니라, 이처럼 문장을 줄이면 오히려 사유의 폭이 깊어지고 넓어진다.
@느리게 하라.
속도를 줄이면 보이지 않던 풍경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패스트푸드 대신 슬로푸드, 전등 대신 촛불을 키고 명상의 시간을 가지면 세상이 다시 보인다.
@주부를 이해하라.
‘불량 주부’ ‘위기의 주부’는 제3의 성인 아줌마의 마음을 잘 읽어야 함을 경고하는 프로그램이다. 스팀청소기의 히트에 많은 마초이즘(남성우월주의) 사업가들이 땅을 쳤으리라.
@유혹하라.
유혹은 생명의 끈이다. 초파리 수컷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7단계의 다단계춤을 추는데, 그 중 한 스텝만 빠져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세상사 쉬운 일 하나도 없다.
‘가구가 아닌 과학인 침대’에서, ‘힘 좋고 오래가는 배러리’를 돌려, 마침내 아내로 하여금 ‘빨래 끝’이라는 항복을 받아내야 직성이 풀리는 히트카피 제조사, 최병광 카피라이터의 유쾌한 눈동자가 또르르 굴러 우리 곁으로 왔다.
[북데일리 문수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