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문학등 문예지 장편연재로 ‘봄맞이’



김원일씨


이문열씨
문예지들이 새 봄을 맞아 장편소설 연재를 새롭게 시작, 문학독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계간 세계의문학과 실천문학은 각각 이문열과 조정래씨의 신작 소설 연재를 시작해 화제다. 문학동네와 작가세계는 저력 있는 젊은 작가 김연수와 함정임씨의 소설을 연재하며 권리(문학수첩), 조하형(문학판) 등 신인작가의 작품으로 새 봄을 연 문예지들도 있다.

민음사가 내는 계간지 세계의문학은 지난해 12월 출국해 미국 캘리포니아에 체류 중인 이문열씨의 신작소설 ‘호모 엑세쿠탄스’ 1회(원고지 1,007장 분량)를 실었다. ‘선택’(97), ‘아가’(2000) 이후 선보이는 이씨의 신작 장편소설로 인간 존재의 본질과 초월성의 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그의 출세작 ‘사람의 아들'의연장선에 있다고 할 만한 소설이다.
 


이씨는 소설에서 2002년 대통령 선거 이후 한국 사회를 “민족도 이념도 그 앞에서는 순식간에 한 수단으로 빨려들고 마는 블랙홀 같은 국가주도형 포퓰리즘이 게거품을 뿜었다”거나 “야당이라고 크게 나을 것도 없었다. 분배 정책에는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보수정당인 야당의 대통령 후보가 약속하는 복지 수준이 가장 급진적인 민주노동당 후보보다 오히려 높았다”는 등 현실 정치·사회 현상에 대한 비판을 심어 놓아 종국에 무엇을 말하려 함인지 관심이 주목된다.

실천문학은 지난 겨울호에서 김원일씨의 장편소설 ‘전갈’ 연재를 시작한 데 이어 이번 봄호에 조정래씨의 ‘인간연습’ 1회분(550장)을 실었다. 2회까지 연재 후 5월 단행본으로 출간된다.

문학동네에는 지난해 김영하씨가 ‘빛의 제국’을 연재하다 도중하차하면서 김연수씨가 지면을 이어받아 ‘모두인 동시에 하나인’을 2회째 싣고 있다. 1990년대 주변부에 내팽개쳐져 있던 수많은 인물들을 카페에서 옆 테이블 사람의 이야기를 엿듣는 것처럼 그린 소설로 작가가 ‘라운지 소설’이라 이름 붙였다.

작가세계에는 소설가 함정임씨가 ‘내 남자의 책’ 1회를 실었다. 사랑의 상처가 있는 주인공이 ‘잔혹극 이론가’로 유명한 연극연출가이자 시인 앙토냉 아르토(1896~1948)에 심취해 그의 자취를 쫓는 내용. 아일랜드의 미항 골웨이와 수도 더블린 등이 작품의 무대로 등장해 색다른 감흥을 준다.



문학수첩은 스물여섯의 젊은 작가 권리씨의 새 장편 ‘왼손잡이 미스터리’ 첫 회를 선보였다. 소설 ‘싸이코가 뜬다’에서 도발적 문체를 선보인 작가의 야심작으로 환상성과 리얼리티가 절묘하게 결합된 작품이다.

이밖에 문학판 봄호는 조하형씨의 ‘조립식 보리수나무’ 첫 회를, 현대문학 3월호는 이승우씨의 ‘그곳이 어디든’ 첫 회를 각각 실었으며 문학과사회는 여름호부터 김경욱, 한강씨의 새 장편소설 연재에 들어간다.

문학수첩 김병호 편집인은 “장편 연재는 단행본 출판에 앞서 평단과 고급 독자들의 1차적 평가를 받는다는 의미와 함께 좋은 작가 선점의 의미도 있다”면서 “연재 소설들은 대부분 올해 안이나 내년 초에 단행본으로 출간될 것인 만큼 문학 출판시장을 풍요롭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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