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에서는 하루 종일 끝없이 일해도 임금을 한 푼도 못 받거나 거의 못 받으며 300가지가 넘는 일에 종사한다.
아랍 왕족을 위해 낙타경주를 하고,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사이를 흐르는 라플라타 강 유역의 농장에서는 말을 타고 소와 양을 모는 목동이 된다.
아이티의 포르토프랭스, 스리랑카의 콜롬보,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브라질의 레시페에서는 주인의 식탁을 차리고 거기에서 떨어지는 음식 부스러기를 먹으며 산다.
콜롬비아의 보고타 시장에서는 과일을 팔고, 상파울루의 버스 안에서는 껌을 판다.
페루의 리마, 에콰도르의 키토, 엘살바도르의 산살바도르 길모퉁이에서는 자동차 앞 유리창을 청소한다.
베네수엘라의 카라카스와 멕시코의 과나후아토의 거리에서는 신발을 닦는다.
태국에서는 옷 바느질을 하고, 베트남에서는 축구화에 바늘땀을 넣는다.
파키스탄에서는 축구공을 꿰매고, 온두라스와 아이티에서는 야구공을 꿰맨다.
스리랑카의 농장에서는 부모의 빚을 갚기 위해 차나 담배를 따고, 이집트에서는 프랑스 향수 제조소로 보낼 재스민을 딴다.
이란, 네팔, 인도의 어린이들은 동이 트기 전부터 자정이 넘을 때까지 카펫을 짠다. 부모가 돈을 받고 빌려준 아이들이다. 누군가 구출하러 가면, 아이들은 이렇게 묻는다. "당신이 우리의 새 주인이신가요?"
부모가 100달러에 팔아넘긴 수단의 어린이들은 섹스 산업에서 일하거나 안 하는 일 없이 다 한다.-.쪽
정의보다는 안전을 선호하는 세상이다 보니, 안전의 제단에 정의를 희생물로 바치는 데 동조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늘어나고 있다. 그 의식은 거리에서 거행된다. 범죄자가 난도질당해 죽어 갈 때마다 그가 속한 사회는 성가시게 달라붙는 질병 앞에서 한시름 놓는다. 타락한 인간 한 명의 죽음은 안락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약효를 나타낸다. '파머시(pharmacy)'라는 말은 '파르마코스(phrmakos)'라는그리스어에서 왔는데, 이는 위기가 발생했을 때 신에게 제물로 바쳐지던 희생자를 일컫는 말이었다.-.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