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첫 코끼리 조련사 `별이 된 소년`


칸느영화제 최연소 남우주연상을 수상해 화제를 모았던 영화 ‘아무도 모른다’의 주연 야기라 유야(17)의 눈빛은 서늘하다. 많은 사연을 머금고 있지만 아무말도 하지 않겠다는 듯한 차가운 이미지는 오히려 보는 이의 가슴을 아프게 만든다.

야기라 유야는 2005년 여름 새로운 영화로 다시 한번 일본 열도를 울렸다. 일본 최초의 코끼리 조련사 테츠무의 이야기를 실화로 한 영화 ‘별이 된 소년’의 주인공으로 열연해 200만 관객의 눈시울을 적셨다.

<아기 코끼리 란디와 별이 된 소년>(페이지. 2006)은 20살의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코끼리 조련사 테츠무(1972~1992)의 어머니 사카모토 사유리가 써내려 간 아들에 대한 슬픈 기억이다. 2004년 ‘가쓰우라 코끼리 낙원’을 세워 코끼리들을 돌보고 있는 어머니는 `별이 된 소년`을 추억한다.

어릴 때부터 유난히 동물을 좋아했던 테츠무. 어머니는 아들이 동물과 접촉할 때 놀라운 장면들을 여러번 목격했다. 막 주워온 들고양이가 테츠무의 말에 재주를 부리기도 했고 참새가 머리에 앉는 일도 있었다. 동물들과 신비한 교감을 나누던 테츠무는 아기 코끼리 란디와의 첫 만남을 이렇게 회상했다고 한다.

“정말 들렸어요. 란디는 몇 번이나 나한테 말을 걸어 왔어요. 아무도 믿어주지 않겠지만요”

사람의 말을 할 수 없지만 다른 동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지능을 갖춰 의사소통이 가능한 코끼리. 테츠무는 10 옥타브를 넘나드는 울음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는 코끼리를 이해하고 사랑했다. 어린 나이에 태국의 ‘첸다오 코끼리 훈련 센터’ 유학을 결정했던 테츠무는 1년 반의 유학생활 동안 `사람과 동물이 다르지 않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았다.

어머니는 보통 5년이 걸린다는 조련사 교육을 단기간에 끝내고 돌아온 테츠무가 자랑스러웠다.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동물 프로덕션의 정식 사원이 된 테츠무는 정규 교육보다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었던 소년이었기에 그 감격은 아들못지 않았다. .

남편과 이혼으로 사랑하는 아들에게 아버지의 빈자리를 느끼게 해준 것만으로도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던 어머니는 아들의 꿈을 도왔다.

불의의 교통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아들과 함께 코끼리를 돌보며 노후를 보내고 싶던 어머니에게 아기 코끼리 란디를 어루만지며 해맑은 웃음을 지어보이던 아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은 믿을 수 없는 현실이었다.

테츠무의 장례는 불교식으로 치러졌다. 코끼리가 불교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테츠무가 사랑한 코끼리 란디, 미키, 미니스터, 요코도 장례식에 참석했다.

<아기 코끼리 란디와 별이 된 소년>는 짧은 분량이지만 긴 여운을 남기는 책이다. 일본문학의 섬세함과 실화가 주는 진정성이 어우러진 감동 실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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