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호감 캐릭터 하나오 `하드보일드의 감동`

만화 <하나오>(애니북스. 2006)의 그림은 ‘전혀’ 예쁘지 않다. 온갖 투박한 인상과 불만을 머금고 있는 소년 시게오와, 입크기와 안면근육을 별로 ‘보기 좋지 않게’ 늘렸다 줄이는 철없는 아버지 하나오의 얼굴은 솔직히 ‘비호감’ 이다.

그러나 ‘진화되지 않은 아버지와 진화 중인 아들’ 이 간격을 좁혀 가는 과정은 감동적이다.

나이 서른을 갓 넘겼지만 여전히 프로야구 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있는 아버지를 바라보는 아들의 시선은 결코 곱지 못하다. 이유는, 꿈을 이루겠다는 목표 때문에 어머니와 자신을 돌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3학년 밖에 되지 않은 어린 나이지만 늘 성적우등을 달리는 시게오는 아버지를 ‘미치광이’ 라고 부르기까지 한다. 그러나 어머니는 말한다.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그 사람들이 꼭 틀린 건 아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본문 중)

자신과는 철학이 다르다며 아버지와 여름방학을 같이 보내길 거부하는 시게오에게 들려주는 충고다. 그래도 “여전히 꿈을 쫓는 그런 아버지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마음에 걸려 `할수없이` 아버지를 만나러 간다.

“좋은 아버지가 되도록 노력해요!.” 라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어린 아들 앞에서 히죽히죽 웃기만 하는 아버지. 누가 아들이고 아버지인지 구분이 가질 않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며 상황은 역전된다.

일본 잡지 ‘코믹 링크’ 특집호에서 독차 5천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일본만화사상 가장 훌륭한 만화 50편’에 <핑퐁>와 <철근 콘크리트>를 올려놓은 실력파 만화가 마츠모토 타이요의 역작으로, 전 작품에 걸쳐 ‘성장’이라는 주제를 논해 온 작가의 진정성이 유감없이 빛난다. 주인공 하나오의 모교인 ‘가타세 고교’는 또 다른 작품 <핑퐁>의 무대와 일치한다. ‘연속성’이라는 내용의 특성 때문이다.

하드보일드 해, 하드보일드”라는 시게오의 말처럼, 만화는 비정하고 황량한 부자관계에서 출발하지만 이야기 사이로 흐르는 혈육의 정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만들어 내는 감동은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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