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57.村上春樹)의 단편소설집 '렉싱턴의 유령'(문학사상사)이 번역돼 나왔다.

소설집은 1991년 이후 5년여 동안 쓴 일곱 편의 단편소설을 싣고 있다. 수록작 가운데 '토니 다키타니'는 영화로 제작돼 스위스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등을 받았다.

작가는 장편을 쓰기 위한 '도움닫기'의 방편으로 단편을 쓴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수록작들은 장편 '태엽감는 새'에서 잘 담아내지 못했던 영감 등을 '환상'과 '신비'의 요소를 도입해 단편으로 풀어냈다.

표제작은 렉싱턴의 고저택에서 유령과 만나게 된 어느 작가의 이야기를 그렸고, '녹색의 짐승'은 전업주부 앞에 뜬금없이 나타난 녹색짐승의 비극적 사랑 고백을 펼쳐보이고, '침묵'은 학창시절 급우들에게 따돌림 당한 남자가 전하는 무시무시한 독백을 담았다.

얼음사나이와 결혼한 여자의 고독한 체험담을 들려주는 '얼음사나이', 731벌의 옷만 남긴 채 죽은 부인의 자취를 찾는 남자를 다룬 '토니 다키타니', 일생동안 끔찍한 기억의 노예로 살아온 사내가 들려주는 이야기 '일곱 번째 남자', 잊혀지지 않는 어느 여자의 괴이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담은 '장님 버드나무와, 잠자는 여자'가 실렸다. 임홍빈 옮김. 272쪽. 9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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