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독 : 이안

출 연 : 주 윤발(리무바이), 양 자경(슈리엔), 장 쯔이(젠), 장 진(로)

비운의 사랑을 간직한 청 왕조 마지막 무사

혼란한 19세기 중국. 뛰어난 무공을 소유한 여무사 슈리엔과 청 왕조의 마지막 전사 젠이라는 두명의 여전사가 서로 다른 방법으로 공존하고 있다.

슈리엔은 과거 강호에서 죽은 약혼자의 친구인 리무바이와 함께 오랜세월 친구로서 지내고 있다.하지만 둘 사이는 서로를 깊이 사랑하는 단계이지만 슈리엔이 과거 약혼자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쉽게 리무바이의 사랑을 받아 들일 수 없다.



젠은 부잣집 관료 옥대인의 딸로 정략 결혼의 강요 속에서 살아가지만 강호에서의 자유로운 삶을 그리워한다. 그러다 우연히 마족의 남자 로를 사랑하게 되고, 로는 자신이 기반을 갖추고 나서 '그때 젠을 데려가겠다'고 말한다.

사라진 전설의 보검

그러던 어느 날, 리무바이가 강호에서 가지고 돌아 온 전설의 보검이 도난 당하고, 그 범인을 쫓던 슈리엔은 범인이 옥대인의 집으로 들어가자 옥대인에게 누명을 씌우려는 음모로 생각한다. 과연 그 보검을 가져간 범인은 누구일까? 슈리엔과 젠, 두 여인은 운명적인 첫 만남을 갖게 되고, 젠은 그녀에게 자신의 언니가 되어줄 것을 요구하며, 의자매의 관계를 맺게된다.

영웅의 전설은 시작되고...



하지만 슈리엔은 젠의 가정 교사가 변장한 수배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검의 도난 사건에 젠이 연루됐다는 의심을 하게된다. 슈리엔은 결국, 정체를 알 수 없는 젠의 교사가 젠에게 비범함 무사가 되는 법을 가르쳐 왔고 결국 젠 자신이 보검을 훔쳤다는 사실을 밝혀내게 된다.

모든 사실이 드러나자 두 여인은 목숨을 건 무사 대 무사로의 대결을 벌이게 된다. 그 결투는 누가 승자가 되느냐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차피 이 싸움은 둘 모두에게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길 것이기 때문에...

*

<결혼 피로연>과 <음식남녀>를 만들고 할리우드로 건너가 <센스, 센서빌리티>와 <아이스 스톰> 등으로 승승장구하던 이안 감독이 무협영화를 만든 것은 어쩌면 당연한 절차일 수도 있다. 언젠가는 결국 만들 장르였다는 것이다. 이걸 증명이라도 하듯이 <와호장룡>은 근래에 보기 드문 무협 영화의 수작중의 수작으로 탄생되었다. 과거 <황비홍> 시리즈나 <동방불패>, <신용문객잔>에 비견해 보아도 결코 뒤지지 않을, 아니 오히려 그 영화들을 뛰어넘는 무술씬들과 마치 산수화에서 여백의 미를 연상시키는 정적인 화면 전개는 보는 이의 호흡을 턱턱 막히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와호장룡>의 전체적인 구조는 동과 정의 뚜렷한 대비. 정적인 화면이 너무 오래 전개 된다 싶다가도 어느새 화려하고 현란한 액션이 화면을 휘젓고, 거기에 눈을 빼앗길라 치면 또 어느새 정적인 화면이 숨막히도록 전개되는 것이다. 또한 너무 화려하고 자연스러워서 어색할 정도인 CG를 활용한 무술씬과 그림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듯 완벽한 구조의 장면들은 얼마나 꼼꼼하고 정성스럽게 촬영을 했는지 저절로 느끼게 해준다. 사실 <와호장룡> 제작 발표가 났을 때 사람들이 우려했던 것은 이안 감독보다는 배우들. 양자경의 무술 솜씨야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몇편의 무협영화에서 물먹은 주윤발과 신인인 장지이, 장진 등이 아무리 피아노줄을 적극 활용한다고 해도 기본기 없이는 안되는 게 무술 연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최고 하일라이트인 대나무숲에서의 무술씬은, 무술의 달인인 양자경을 제치고 주윤발과 장지이가 대결하고 있다. 특히 뒷짐지고 여유만 부리는 주윤발에 비해 신인인 장지이는 온몸으로 무술씬을 연기, 선배인 양자경과의 대결씬도 무난히 소화해내고 있다. 감히 말하지만 <와호장룡>은 이안의 필모 중 가장 예외적이면서도 가장 끝내주는 작품으로 남을 것이다.

p.s.
73회 아카데미에서 감독상, 작품상, 각본상등의 후보에 올랐으나 - <마지막 황제>에서의 존 론과 조안 첸이 그랬던 것처럼 <와호장룡>의 주윤발이나 양자경은 남녀주연상 후보에도 오르지 않았다 - 수상은 <외국어영화상>, <촬영상>, <오리지널 스코어상>, <미술상>에 그치고 말았다. 씁쓸하지만, 아카데미이므로 어느 정도 예상은 했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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