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독 : 데이빗 핀처

출 연 : 브래드 피트(데이비드 밀즈), 모건 프리먼(윌리암 서머셋), 케빈 스페이시(존 도우), 기네스 팰트로우



살인자의 강압으로 비만한 남자는 위가 찢어질 때까지 먹다가 죽고 유일한 단서로 케첩으로 갈겨 쓴 'Gluttony(탐식)'이라는 단어를 남긴다.



40여년간 강력계에 몸담고 은퇴를 일주일 앞둔 흑인 노형사 윌리엄 서머셋과 신출내기 형사 밀즈, 두사람이 한조가 되어 연쇄 살인사건을 맡는다. 두사람은 첫 사건을 보고 기나긴 살인사건의 시작에 불과함을 직감한다.

두번째 희생자인 악덕 변호사의 시체에는 'Greed(탐욕)'이라는 단어를 남긴다. 천주교에서 말하는 7가지 죄악 'Gluttony(탐식)', 'Greed(탐욕)'에 이어지는 Sloth(나태), Envy(시기), Lust(정욕), Pride(교만), Wrath(분노)를 단서로 남긴 것이다. 하지만 서머셋의 주장은 상부에서 묵살된다.



범인은 경찰을 비웃기라도 하듯 인간을 파멸에 이르게 한 일곱가지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을 차례로 살해하는데, 그 수법이 너무나 치밀하고 잔혹하며 계획적이어서 사건은 더욱 오리무중에 빠진다.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받던 존 도우라는 남자가 경찰에 자수해 온다. 존은 마지막 죄악인 '분노'를 완성키 위해 밀즈를 지목하고 서머셋과 밀즈가 동행하는 조건으로 남은 두구의 시체가 있는 곳을 가르쳐 주겠다고 제시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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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하리만치 광기에 휩싸인 현대 세계의 도시를 치밀하게 그린 데이비드 핀처의 싸이코 스릴러의 문제작. 스타일상으로는 세기말을 암시하는 어두운 분위기와 흑백에 가까울 정도로 낮은 톤의 색채가 매우 인상적인 필름느와르이다.



사실 스타일상의 장점은 은을 입힌 특수 필름을 사용하여 대낮도 컴컴하게 찍은 다리우스 콘지의 촬영에 있다. 또한 데이비드 핀처 감독은 그런 스타일에 걸맞게 끝없이 내리는 비, 암울한 공기, 어두컴컴한 입자 등등 이 세상을 병든 현실로 묘사하는 배경을 깔아두고 있다. 게다가 "요한계시록"의 예언을 현실로 만든 싸이코 역의 케빈 스페이시가 보여주는 연기는 가히 카리스마적이다. 섬뜩할 정도로 엽기적인 발상과 치밀한 설정, 담담한 표정은 보는 이를 시종 압도한다.



그를 뒤쫓는 수사 팀도 백전노장의 모건 프리먼과 아직 철모르는 풋내기 브래드 피트로 짜여져 있어 지루하지 않다. 당대 최고의 연기파 조연배우 중에 하나인 모건 프리먼의 연기야 익히 아는 것이지만, 이 영화에서 브래드 피트가 보여준 연기는 주목해야만 한다. 성마르고 물정모르는 그의 캐릭터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이 황량한 도시에 가냘픈 불씨처럼 유일한 희망으로 그려진 기네스 팰트로의 연기 또한 참신한 것이었다. 이 영화에서 만나 브래드 피트와 기네스 팰트로는 인연을 맺고 살다가 헤어지기도 했다. 이미 세기말은 지났지만, 스릴러를 좋아한다면 빌려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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