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 독 : 바즈 루어만

출 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로미오), 클레어 데인즈(줄리엣), 존 레귀자모(티볼트)

90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현대적인 도시 베로나. 몬태규 가문과 캐플릿 가문의 청년들은 도시를 누비며 끝없이 총격전을 일삼는다. 가죽재킷, 하와이안 셔츠에 권총으로 무장한 두 가문의 청년들은 만날 때마다 자존심 싸움을 벌이는 것이다. 두 가문 사이의 신경전은 TV로 중계방송이 될 정도로 공공연하다.



어느날 캐플릿가의 파티에 몰래 숨어들어간 몬태규가의 로미오는 아름다운 줄리엣을 보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줄리엣 역시 로미오를 첫눈에 사랑하게 된다.



사랑에 빠진 로미오와 줄리엣은 몰래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둘의 결합으로 두 가문 사이의 뿌리깊은 원한관계가 해소될 것으로 믿은 신부님은 이들의 결혼을 축복해준다. 그러나 로미오는 친구 머큐쇼의 싸움에 휘말려 줄리엣의 사촌 티볼트를 죽인다. 베로나에서 추방당한 로미오는 도시 밖 허름한 트레일러에서 생활하게 된다. 한편 줄리엣이 결혼한 것을 모르는 줄리엣의 부모는 그녀를 가문 좋은 남자와 강제로 결혼 시키려고 하는데...

*

바즈 루어만 감독은 셰익스피어의 고전 비극을 포스트 모던한 감각으로 영화화하여 색다른 맛을 전한다. 원수의 집안 캐퓰렛가와 몬터규가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에서 제트파와 샤크파처럼 라이벌 갱으로 존재하고, 도시의 어두운 범죄를 담당한다. 이들 집안 묘사가 갱스터같이 변했듯이, 그들만의 종교와 비즈니스 모델도 따로 있다. 게다가 배우들의 움직임은 마치 춤을 추듯이 안무를 했고, 랩뮤직이 흐르는 가운데 우아하면서도 폭력적인 대결을 펼친다. 바즈 루어만 감독은 이미 <댄싱 히어로>에서 춤과 음악을 다루는 노련한 솜씨를 과시한 바 있는데, 이 영화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우리가 또 한번 놀라게 되는 것은 로미오 역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줄리엣 역의 클레어 데인즈 때문이다. 이들은 초현대적인 패션 감각을 뽐내며 등장하여 고색 창연한 대사를 줄줄 읊어댄다. 잘 빠지고 멋진 선남 선녀들이라 그다지 어색하지는 않지만, 그 기묘한 매력과 색다른 취향에 놀라는 것.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타이타닉> 이전에 이 영화로 가장 많은 인기를 누렸다. 그 외에 두드러진 인물은 단연 로미오의 친구 머큐쇼. 그는 복장 도착자 같은데, 마치 <록키 호러 픽쳐 쇼>의 팀 커리처럼 활기차고 놀라운 연기로 어필한다. 이 친구가 원작대로 죽으면서 영화가 기운이 빠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줄리엣의 사촌 오빠 티볼트 역에는 존 레귀자모가 무난히 소화했는데, 머큐쇼를 죽인 티볼트와 로미오의 결투는 볼거리 중에 하나. 거의 무제한에 가까운 재량권을 부여받은 바즈 루어만 감독은 자기가 만들고 싶은 멋대로 만들어서 제작사는 물론,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런 시도는 <리처드 3세>의 경우에도 있었지만, 이 영화가 훨씬 더 엔터테인먼트의 즐거움이 강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