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2.21 개봉 / 12세 이상 / 114분 / 드라마,로맨스 / 미국

   

감 독 : 스티븐 달드리

출 연 : 줄리안 무어(로라 브라운), 존 C. 라일리(댄 브라운), 클레어 데인즈(줄리아), 에일린 앳킨스(바바라), 에드 해리스(리처드)



1923년 영국 리치몬드 교외 : 버지니아 울프의 집
버지니아 울프는 오늘도 집필중인 소설 '댈러웨이 부인'과 주인공에 관한 이야기로 머릿속이 가득하다. 자신을 너무나 사랑하는 남편 레너드의 극진한 보호를 받으며 답답한 생활을 하는 중이다. 런던에서 오기로 한 언니를 기다리던 비지니아는 예정보다 일찍온 언니를 보고 반가워 하지만, 언니는 잠깐 머물고 다시 돌아가 버린다. 언니를 보내고 저녁식사 시간을 앞둔 버지니아는 무작정 집을 뛰쳐나가 런던행 기차역으로 간다. 그리고 자신을 급하게 쫓아온 레너드에게 답답한 시골 생활을 벗어나 런던으로 돌아가자고 하지만, 레너드는 버지니아가 런던에서 얼마나 정신적으로 약해졌었는지를 상기시키며 그냥 있자고 말한다. 그때 버지니아는 삶을 정면으로 맞서야한다고 말하며, 이제 런던으로 돌아갈 때라고 말한다. 결국 레너드는 버지니아의 바램대로 런던에 가기로 동의한다.



1951년 미국 LA : 로라의 집
둘째아이의 출산을 기다리고 있는 로라는 귀엽고 건강한 첫째 아들과 자신을 끔찍히 사랑해주는 남편과 함께 안락하고 평화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 그녀는 요새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을 한창 읽고 있는 중인데, 남편 리처드의 생일 날 로라는 아침부터 안절부절 못해한다. 그러다가 자신의 친구 키티의 방문을 받고, 그녀는 로라에게 자신의 자궁에 작은 혹이 생겨서 병원에 입원을 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키티는 로라에게 아이가 있는 것을 부러워하며 그녀가 행운아라고 하지만, 로라는 자신의 그런 삶에 이미 염증을 느끼고 있다. 결국 로라는 가방에 약병을 가득 넣고 아이는 이웃집에 맡긴 채 호텔에 들어가 자살을 기도한다.



2001년 미국 뉴욕 : 클라리사의 집
댈러웨이 부인이라 불리는 클라리사는 옛애인인 리차드의 문학상 수상 기념파티 때문에 아침부터 분주하다. 그녀는 오늘 하루의 일정을 일러주기 위해 리차드를 아침 일찍 찾아가지만, AIDS와 투병하느라 지쳐버린 리차드는 파티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 겨우 그를 진정시키고 집으로 돌아와 열심히 파티 준비를 하는 클라리사. 샐리와 10년 동안 동거하는 그녀지만 여전히 클라리사는 리차드에게 정성을 쏟고 있다. 하지만 아침에 리차드로부터 안좋은 소리를 들은 그녀는 자신의 노력이 모두 헛된 일인 것만 같아 파티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 그러다가 리차드의 헤어진 애인 루이스의 이른 방문을 받고 당황한다.

*



세 개의 시간. 세개의 공간. 세 명의 여인들
그리고 단 하루 동안 이어지는 그들의 이야기

연초록빛 풀잎과 새빨간 들장미 넝쿨위로 황금빛 태양이 내리 쬐이는 더없이 평화로운 6월의 어느 하루를 배경으로, 1923년. 1951년. 2001년. 이렇게 세 개의 시간대에서 벌어지는 일상을 교차편집으로 보여주는 <디 아워스>. 이 영화는 단 하루 동안에 그려지는 여자의 일새을 통해 바로 그 날이 삶의 전부 인 듯 디테일한 상황과 감정 묘사를 통해 한 시대를 살고 잇는 누군가는 전 시대 누군가의 삶을 반복해서 사는 것 같은 윤회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디 아워스>는 시공간적으로 고대 오리엔트에서부터 현대 미국에 이르기까지 네 가지 이야기가 평행 몽타쥬로 진행되는 D.W. 그리피스의 <인톨러런스>와 비견될 만큼 매우 영화적인 구상이라고 할 수 있다.



최고의 작품엔 최고의 배우들이 있다
잊을 수 없는 명연기. 헐리웃 최고 연기파 배우 총출동

니콜 키드만. 메릴 스티립. 줄리안 무어. 에드 해리스. 미란다 리차드슨. 클레어 데인즈. 토니 콜레트.. 이름을 거론하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찬 헐리웃 연기파 스타들을 모두 한 곳에서 만날 수 있는 행운이 2003년 새해에 찾아온다. 이미 골든 글로브와 각종 매스컴이 영화 <디 아워스>에 엄지 손가락을 치켜 올렸지만 그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할 정도다. 원작을 능가하는 세련된 연출력을 뒷받침한 것은 바로 이 영화에 출연한 배우들의 뛰어난 명연기 덕분.



톰 크루즈의 후광없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헐리우드의 여신 니콜 키드만은 말이 필요 없을 만큼 완벽한 연기를 선보였으며, <매그놀리아>의 줄리안 무어 역시 실제 임신 8개월의 몸으로 번민하는 젊은 주부에서부터 60대까지의 역할을 무리없이 소화해냈다. 또한 오스카상 12번의 노미네이트와 2번의 수상 경력을 가진 지적인 배우의 대명사 메릴 스트립 역시 인생의 깊이를 토해내는 열연을 하며, <크라잉 게임>.<데미지>의 성격파 배우 미란다 리차드슨. <뷰티풀 마인드>와 <폴락>을 통해 오스카상을 수상한 에드 해리스가 꺼져가는 촛불처럼 죽어가며 마지막 삶의 빛을 발하는 시인 리처드를 연기한다.

이 외에도 <뮤리엘의 웨딩>과 <식스 센스>등으로 잘 알려진 토니 콜레트. <로미오와 줄리엣>의 클레어 데인즈. <카이로의 자주빛 장미>와 <덤 앤 더머>에 출연한 제프 다니엘즈. <웨스트 윙>에서 백악관 대변인으로 인기 높은 알리슨 제니까지 출연하는 배우들의 면면을 살피는 것 만으로도 110분간 보석을 발견해내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펜포크너상과 퓰리처상 수상작인 마이클 커닝햄 원작소설 영화화

영화 <디 아워스>는 마이클 커닝햄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1998년 출간된 이 소설은 99년 소설가 최고의 영예인 펜 포크너상과 퓰리처상을 수상. 문단의 주목을 한 몸에 받으며 뉴욕 타임즈. LA 타임즈. 보스턴 글로브 등에서 최고의 도서로 선정된 바 있다. 커닝햄의 'The Hours'는 버지니아 울프의 소설 '댈러웨이 부인'의 내용을 바탕으로 가공된 두 명의 허구 인물들과 실제 버지니아 울프의 삶. 그리고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이 절묘하게 얽혀있는 수작.



제목이 말해주듯. 소설은 각기 다른 시대를 살면서 서로 다른 삶의 문제를 지닌 세 명의 여인들이 무언가를 준비하며 보내는 하루 동안의 시간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세 명의 여인들이 그들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는 커닝햄의 'The Hours'는 모든 생은 서로 연관이 있다고 느낀 버지니아 울프의 생각을 그대로 투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영화는 이런 원작 소설의 매혹적인 플롯을 고스란히 살린 채 빠르고 경쾌하며 놀랄 만큼 암시적인 화면을 선사한다. 이와 더불어 인물들간의 대화와 디테일한 상황 묘사를 통해 관객들에게 구구절절 설명하는 전개방식이 아닌 느낌을 통해 영화에 쉽게 동화될 수 있게 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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