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사실 '앵무새 죽이기'는 저의 땡기지 않는 베스트 셀러 리스트에 있던 책이예요.
(실제로 저는 앵무새 죽이기 책 선전을 라디오로 들었는데, 진짜 읽기 싫었는데
신랑은 그 광고 때문에 이 책을 읽었다고 하더군요.)

그 리스트를 보신 대부분의 분들이 꼭 보라고 추천하신 바람에 마음을 바꿔 읽게 되었는데,
정말 읽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선 처음 받아 본 책이 두꺼워서 무척 놀랬는데, 책을 읽으면서 전혀 두껍다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글자도 크고, 읽는 동안 재미있어서 두꺼운지 모르고 읽었거든요.

'앵무새 죽이기'는 스카웃이라는 어린 소녀가 화자가 되어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원래 아이의 시각을 바라보는 소설을 좋아하는지라, 그점이 무척 마음에 들었어요.

게다가 보통은 소년의 시각으로 바라보는것에 비해
이 소설은 소녀의 시각으로 섬세하게 이야기를 그려냅니다.

스카웃의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어쩜... 아이의 의견이라고 절대 무시할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만큼 스카웃의 이야기가 옳은점이 많고, 어른들의 세계는 무척 보조리하게 느껴집니다.

특히나 스카웃이 삼촌에게 자신이 왜 화가났으며(어른들이 단지 아이들보다 크다는 이유로 그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옳지 않다.), 왜 싸웠는지에 대해 조목조목 이야기했을때, 스카웃의 영민함과

'앵무새 죽이기' 속에는 두가지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하나는 스카웃의 아버지가 누명을 쓴 흑인 로빈슨을 변호하면서 힘겹게 싸워가는 과정이고, 두번째는 스카웃의 이웃인 래들리씨와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합니다.

“좀 더 생각해 봐. 그건 우연이 아니었어. 지난밤에 난 현관에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어. 너희 모두가 인도를 따라 걸어오는 것을 지켜보려고 기다리고 있었던 거야. 그렇게 기다리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단다. 애티커스 핀치는 이길 수 없어. 그럴 수 없을 거야. 하지만 그는 그런 사건에서 배심원들을 그렇게 오랫동안 고민하게 만들 수 있는 이 지역에서 유일한 변호사야. 그러면서 나는 또 이렇게 혼자서 생각했단다. 우리는 지금 한 걸음을 내딛고 있는 거야-아기 걸음마 같은 것이지만 역시 걸음임에는 틀림없다.”  p 407

둘다 어찌보면 사회에 소외받고, 편견에 의해 평가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스카웃의 아버지와 스카웃, 잼은 아기 걸음과 같은 걸음을 제일 먼저 내딛으려 한 가족입니다.

이기지 못할 싸움인줄 알면서도 이기려고 한 노력은 포기하지 않은 그들..

그들에게 정말 박수를 쳐주고 싶어요.

여건상 미국에 살고 있고, 그것도 미국에서도 보수적이라는 남부 텍사스에 살아서인지 이 책이 무척 마음에 와 닿더군요.

지금 제가 살던 곳도 가까운곳에 노예 시장이 있던곳이예요. 물론, 학생타운이라 심각하게 인종차별이 있는것은 아니지만 종종 아직도 흑인을 싫어한다고 공공연하게 이야기하는 분들도 만나곤 해요.

자유와 평등의 나라라고 부르짖는 바로 미국에서는 아직도 그렇지 못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아직도 해결해야하는 숙제와 같은거죠.

기회가 되면 그레고리 펙이 주연했다는 영화도 보고, 원작소설도 읽고 싶네요.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해서, 어느것이 좋다고 평가를 내릴수는 없지만...
소설 정말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손에 총을 들고 있는 사람이 용기 있다는 생각을 갖는 대신에, 참으로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를 배우길 말이다. 시작도 하기 전에 패배한 것을 깨닫고 있으면서도 어쨌든 새로 시작하고 그것이 무엇이든 끝까지 해낼 때 바로 용기가 있는 거다.  p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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