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을 마시는 새 2 (양장) - 숙원을 추구하는 레콘
이영도 지음 / 황금가지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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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염원이 너무 컸고 상실감이 너무 컸다. 그래서 그런 전설들이 생겨난 거지. 잃은 것이 더 크게 느껴지는 간단한 이치다. 영웅왕의 검이 사라졌다는 것은, 그 시대 사람들에겐 영웅왕과의 완전한 단절을 의미했지."
"당신들에게 영웅왕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였군요."
"이 부쪽에서라면, 너는 영웅왕이 밤하늘에 별을 배치하는 신들의 작업을 지도했다고 말하더라도 상당수의 동조자를 얻을 수 있을 거다."
-59쪽

도깨비들의 속담을 따르자면 ‘길에서 돈을 주우려면 최소한 발 아래는 살펴햐 하는’ 것이다. 같은 속담이 노기에게 적용 된다면 ‘우연히 강철 딱정벌레를 만들어내었다면 최고한 뭔가를 만들어낼 생각은 했어야 하는’ 것이다.
(중략)
행운도 그걸 찾아 다니는 사람에게 깃드는 것이다. 뒤집어 말한다면, 행운이 노력하는 자의 위대함을 깎아내리지는 않는다는 말도 된다.
-101쪽

"너희들이 오기라는 것이 뭔지 알기는 하냐?"
"지기 싫어하는 마음이죠. 그래서 이미 진 다음에도 그것을 깨달을 수 없도록 눈을 가려버리는 감정이지요. 결국 그게 더 크게 지게 되는 일이라는 것도 모르게 되죠. 지성인이라면 그런 감정 따위를 자신에게 허락할 필요가 없어요."
-125쪽

‘사모 페이는 두억시니들의 통행료를 지불한 다음 그들을 유인하며 관문을 통과하였다. 신을 잃은 그들 두억시니들에게 신의 가호를 바랄 수는 없으니, 나는 사모 페이가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의 어진 마음이 저 가엾은 자들을 긍휼히 여기길 바란다.’
-139쪽

길은 방랑자가 흘렸던 눈물을 기억할 수 잇지만, 그러나 방랑자를 따라갈 수는 없습니다.
-140쪽

"신께서 사람 속에 계신다고요? 저 천상이나 초차원이 아니라?"
"글쎄요. 봄은 새싹 속에 있습니까? 새싹 속엔 분명히 봄이 있습니다만."
-179쪽

나는 내게 놈들을 죽일 권리가 있는지 따위를 고민하지는 않을꺼야. 피를 흘리느냐 피를 묻히느냐 둘 중 하나라면 나는 일단 피를 묻히는 쪽이야.
-424쪽

거짓말은 거대하면 거대할수록 더 거짓말이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는 진리는 나가들에게도 통용되는 지리였다. 너무도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였기에 나가들은 오히려 그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제정신이라면 그런 니름도 안 되는 이야기를 꺼낼 리가 없다. 그런데도 그런 이야기가 돈다면, 그것은 그 이야기가 사실이기 때문이다. 당연하잖은가?
-457쪽

사람들의 집단은 위기 상황에서 자신의 일부를 죽일 수밖에 없어. 다른 모든 구성원들을 살리기 위해 죽어야 하는 이 개인은 놀랍게도 모욕과 혐오, 심지어 폭력의 대상이 되지. 왜 그런가 하면, 집단의 구성원들이 위기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서로 공격하기 시작하면 그 집단이 와해되기 때문이야. 그래서 그들은 서로 공격하는 대신 만장일치하에 한 명을 공격하지. 이것을 희생양이라고 부르지.
-5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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