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8.30 개봉 / 연소자 관람가 / 121분 / 코미디,드라마 / 일본

감 독 : 기타노 다케시

출 연 : 기타노 다케시(기쿠지로), 유스케 세키구치(마사오), 키시모토 카요코(기쿠지로의 아내), 
              기다유 그레이트(뚱땡이 아저씨), 이데 라쿄(문어 아저씨)



52세 철없는 아저씨, 9세 걱정 많은 소년...
그들이 함께 보낸 유쾌한 여름 이야기

모두가 기다리던 여름방학. 하지만 마사오는 전혀 즐겁지 않다. 할머니는 매일 일을 나가시느라 바쁘고 친구들은 가족들과 함께 바다나 시골로 놀로 가버려 외톨이가 되었기 때문.

어느 날, 먼 곳에 돈을 벌러 가셨다는 엄마의 주소를 발견한 마사오. 그림 일기장과 방학숙제를 배낭에 넣고 엄마를 찾아 여행길에 오른다. 친절한 이웃집 아줌마는 직업도 없이 빈둥거리는 전직 야쿠자 남편 기쿠지로를 마사오의 보호자로 동행시킨다.

왕복 600km의 여정. 그러나 그 여행은 마사오도 기쿠지로도 잊을 수 없는 생애 최고의 즐거운 시간을 선사하는데... 52세 철없는 아저씨와 9세 걱정 많은 소년. 그들이 마침내 찾은 것은?!



*

<하나비> <소나티네>등 우리에게 알려진 기타노 다케시 영화의 키워드들은 부조리한 세상에 대한 절망과 죽음, 그 폭력적 분출이었다. 그러나 <기쿠지로의 여름>에서 다케시는 처음으로 폭력이 아닌 희만을 선택한다. 달궈진 독설이 아니라 따뜻한 유머로, 냉혹한 킬러가 아닌 조금 모자란 듯 순수한 어른들로 '착하고 해맑은' 영화 <기쿠지로의 여름>. 하지만 그런 방향의 전환을 통해 다케시 특유의 삶에 대한 깊이와 여백의 이미지들은 오히려 더욱 생생하게 두드러진다.

<기쿠지로의 여름>은 희망의 영화다. 극단의 순간에서도 바다를 보여주고, 아이와 연을 날리는 여유를 담았던 기타노 다케시. 그가 이번에는 우울한 기타노 블루 대신 신선한 초록으로 화면을 가득 채우고 그 안에 알록달록한 하와이언 셔츠를 입은 기쿠지로와 마사오를 등장시켜 경쾌하고 싱그러운 여름 이야기를 들려준다.



Q. <기쿠지로의 여름>을 왜 찍고 싶으셨나요?
<하나비>가 베니스 영화제 그랑프리 수상하면서 많은 화제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내 영화를 '삶과 죽음'이라든지 '폭력'이라는 단어와 결부시켜 얘기한다. 내가 만들긴 했어도 내 영화들의 대부분은 <하나비>처럼 과묵하고 총으로 무조건 갈겨버리는 캐릭터위주였다. 이런 이미지로 굳어져 버리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더욱 생소하고 색다른 것을 찍고 싶어졌다.

부모와 아이라는 소재는 흔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한번도 해 본 적이 없었던 거라 호기심이 생겼고 그런 스타일의 얘기를 내가 찍는다면 어떻게 될까가 궁금해졌다. 또한 고전 일본식 만담에 종종 나오는 언밸런스한 커플이 주고받는 이야기의 묘미를 영화에서 실험해보고 싶기도 했고, 솔직힌 한마디로 말하면 마음놓고 신나고 즐겁게 놀고 싶었다!!!

Q. 기쿠지로는 아버지의 이름이라던데...
사실이다. 맨 마지막에 마사오가 아저씨 이름이 뭐냐고 묻는 장면에서 드디어 관객은 "아, 기쿠지로였구나!"라고 알게 된다. 살아있을 때에 거의 아버지와 얘기를 했던 기억이 없다. 나도 가끔 "아, 기쿠지로가 나의 아버지구나"라고 환기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지금에는 "정말 외로웠겠구나... 그 사람은..."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아버지가 기쿠지로를 추억하며 종종 가장 즐거웠던 기억은, 아버지의 친구들과 바닷가에서 같이 놀았던 기억이다.
- 기타노 다케시 인터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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