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12.05 개봉 / 18세 이상 / 103분 / 드라마,범죄 / 일본

감 독 : 기타노 다케시

출 연 : 기타노 다케시(니시), 키시모토 카요코(미유끼), 오스기 렌(호리베), 테라지마 스스무(나카무라)



니시와 호리베는 야쿠자 소탕 전문형사 콤비이자 친한 친구사이. 졸지에 딸을 잃고 아내마저 시한부 인생을 사는 니시. 잠복근무 중 동료들의 호의로 아내 병문안을 가고 그 사이 호리베는 불의의 습격을 받는다.

이로인해 불구가 된 호리베는 아내에게서조차 버림을 받는다. 한편, 니시를 따르던 후배경찰도 그의 눈앞에서 같은 범인의 총을 맞고 비명횡사한다. 분노한 니시는 그 자리에서 마지막 총알까지 다 퍼부으면서 범인을 죽이고 경찰직을 그만두게 된다.

그림이 삶의 유일한 희망이 되버린 친구 호리베에게 니시는 그림재료들을 선물로 보내고 후배 경찰의 미망인도 물심양면으로 도와준다. 그러나 아내의 치료비를 고리대금업자로부터 빌렸던 니시는 계속 빚독촉에 시달리게 되고 결국, 경찰 유니폼을 입은 채 은행을 턴다. 다음 날 호리베와 후배 경찰의 미망인, 야쿠자 고리대금업자 각각에게 소포가 배달된다.

호리베는 꽃에서 영감을 얻어 그림의 세계로 빠져들고, 니시는 그의 부인과 함께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여행을 떠난다. 니시의 행적을 쫓아 야쿠자들과 형사들이 추적을 시작하고, 니시를 협박하러 온 야쿠자들은 그의 손에 죽는다. 야쿠자의 보스까지도...

바닷가에서 연날리기를 하며 아내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니시를 찾아낸 후배 형사 나까무라는 니시의 부탁으로 잠시 그의 검거를 미루고 지켜보고 있다.그리고 뒤를 이어 한없이 조용한 바다위로 두 발의 총성이 울린다.



*

외적으로는 <하나비>가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중 가장 성공한 영화처럼 보인다. 베니스 영화제에서 그랑프리인 황금사자상를 수상했고, 해외로 가장 많이 배급된 영화이면서 일본 문화 개방 후 우리 나라에 처음 소개된 그의 영화이고, 다케시 사단이 총 출동했기 때문이다. 이뿐 아니라 내적으로도 절정에 올라선 느낌이다. 다케시 영화의 7할을 차지하고 있는 비장미와 관조가 이 영화에서는 최고점에 달해 있기도 하다. 그러나 다케시가 만든 대부분의 다른 영화를 본 사람들(개봉이나 출시가 되지 않았다고 못보는 것은 아니다. 미야자키 하야오처럼 다케시도 일본 비짜 테이프의 인기 감독이었다)은 <하나비>가 그의 영화중 가장 텅빈 껍데기라고 말하는걸 주저 하지 않는다. 정말 그럴까? 한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 보면, <하나비>안에 너무 많은 게 들어차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다케시 영화들은 무언가 하나씩 부재된 인상을 풍기고 있었다.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의 부재(그의 대부분의 영화), 대화의 부재(<그 여름, 한없이 조용한 바다>), 가족 관계의 부재(<키즈 리턴>외)등 관객이 나름대로의 시선을 채워 넣을 수 있는 그런 상실감이 다케시의 매력이었다. 그런데 <하나비>에는 그런게 없이 꽉꽉 채워져 있던 것이다. <하나비>에 혹평을 달아준 관객들은 영화가 부족하다고 불평하는게 아니라 너무 풍부한 것이 불만이라고 말하는 것일 수 있다.

1995년 다케시는 실제로 오토바이 사고를 당한 뒤 영화속의 호리베 형사처럼 그림 그리기에 몰두 했었다. 그전까지 그림을 그려 본 적도, 배운 적도 없었지만 생사를 넘나드는 사고를 통해 그는 시각적 영감을 얻은 것이다. 그리고 영화에 등장하는 그림들은 모두 다케시가 손수 그린 것들이다. 아마추어의 솜씨치고는 상당한 재능이 엿보인다는게 미술가들의 통론이다.

* 사족 : '하나-비'란 일본말로 불꽃 놀이를 의미한다. '하나'와 '비' 사이에 하이픈을 넣어 두개의 중의적 의미까지 담고 있는데 '하나'는 삶과 사랑을, '비'는 폭력과 죽음을 상징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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