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먼드의 앤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공경희 옮김 / 시공주니어 / 2002년 9월
절판


"그 사람들 말은 신경 쓰지 마. 물론 좋은 사람들이지만, 인생을 보는 시야가 얼마나 좁으ˆž 너도 잘 알면서 그래. 자기들이 해 보지 않은 일을 하는 것이 못마땅해서 그러는 거라고. 넌 에이번리에서 최초로 대학에 진학하는 여성이야. 선구자라면 누구나 정신병에 걸렸다는 오해를 받았다는 사실을 잘 알잖아."
길버트가 말했다.

"나도 알아. 알긴 알지만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고. 상식대로 생각하면 너랑 똑 같은 결론이 나지만, 때로 상식이 내게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때가 있어. 상식이 아닌 게 내 마음을 지배해 버리지. 사실 엘리샤 부인이 떠난 뒤, 짐 꾸리는 일을 마칠 엄두조차 나지 않았어."
-24쪽

길버트는 옆에 있는 생기 넘치고 활발한 앤을 도저히 슬픔과 연관시켜 생각할 수가 없었다. 높이 날아오를수록 더 깊은 곳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기쁨이 클수록 더욱 날카로운 고통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길버트는 모르고 있었다.
(중략)
길버트는 ‘위험 경고’를 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할 수만 있다면 네 인생에 행복과 기쁨을 제외한 다른 어떤 것도 다가가지 못하게 하고 싶어."

앤이 재빨리 말했다.
"그건 그다지 좋은 생각인 것 같지 않은데. 인생이라는 건 시련과 슬픔을 통해 발전하는 거라고 생각해. 물론 우리가 그 사실을 인정하는 건 자신의 상황이 아주 편안할 때뿐이겠지만. 어서 가자, 저기 천막 있는 데서 모두들 기다리 있잖아."
-70쪽

앤은 ‘대학에서 인생의 모든 걸 배우는 것은 아니야. 어디서나 인생이 가르쳐 주지.’라고 생각했다.-161쪽

"실례합니다만, 제 우산으로 들어와서 비를 피하시겠습니까?"-234쪽

"저라면 그렇게 용서하지 모살 텐데, 용서를 잘 하시네요."
앤이 좀 시무룩하게 말했다.

"내 나이쯤 되면 여러 일에 대해 다르게 느끼게 될 거예요. 나이가 들면서 배우는 것 가운데 하나가 그런 거예요. 용서하는 법 같은거요. 스무 살 때보다는 마흔 살 때 용서하기가 훨씬 쉬운 법이지요."
-28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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