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욕망하는 것들 책세상문고 우리시대 30
김영진 지음 / 책세상 / 2001년 2월
구판절판


"포르노의 특징은 지저분하다는 것이 아니라 지겹다는 데 있다"고 말했다. 남녀가 만나 눈길을 나누고 화면이 바뀌면 두 사람은 이미 몸에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상태. 그리고는 은밀한 부위를 클로즈업한 화면이 바로 이어지고 지루한 행위 장면이 나열된다는 것이다. "성은 아무리 시각적인 효과가 뛰어나다 해도 일상적인 것과 대조를 이룰 때만 흥미진진하다. 따라서 음란한 장면들이 제값을 하게 하려면 따분한 일상이 배경이 돼야 한다."-30쪽

포르노는 섹스를 다루는게 아니라 여성을 향한 폭력을 다루기 때문에 위험하다.-30쪽

포르노가 선전하는 ‘풍부함과 성적 충만함의 세계’는 남성의 우월성과 여성의 성적 소외를 찬미한다는 점에서는 분명히 반동적이다. 그러나 성적 억압과 위선을 거부한다는 점에서는 급진적인 자극이다.-40쪽

이런 저런 이유로 영화가 예술이 될 수 없다는 통찰을 담은 영화가 예술이 된다는 것은 아이러니다.-55쪽

영화 속에서 실체는 빛을 발하고 외부의 소리는 침묵 가운데 온다. 사람은 누구나 만물에 나타나는 생생한 충동에 따라 움직인다. 그것이 삶의 근원이며 과거와 미래를 창조한다. 우리는 항상 현재 속에 머물며 세상과 함께 변한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불행히도 자신은 전혀 변하지 않는다.-62쪽

나는 꽃을 싫어해요. 이틀은 아름답고 매혹적이지만 곧 시들어버리니까요.-70쪽

"할 수만 있다면 떠나고 싶어요." 남자가 묻는다. "어디로?"
"내 육체를 떠나 멀리." "왜요?" "육체의 단점 중 하나는 절대 만족할 줄 모른단 거예요. 사소한 재미를 포기하면 평화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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