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웨이>의 주인공 와인 애호가인 영어 교사 마일즈는 이혼의 후유증을 와인으로 달래는 남자다. 늘 소심하고 무미건조해 보이는 모습이지만 완벽한 와인을 맛볼 때는 눈빛이 초롱초롱 활기가 넘친다. 영화 속에서 마일즈가 언급하는 와인 이름들을 통해 와인의 세계에 한 번 푹 빠져보자.

마일즈: 멜롯은 개성 없는 와인을 분류할 때 거의 빠지지 않는 전형적인 와인이지.

멜롯은 미국에서 가장 대중적이 되어 쉽게 즐길 수 있는 레드 와인. 와인에 대해 굉장히 까다로운 마일즈(폴 지아메티)에게 멜롯은 개성 없는 와인으로 분류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맛이 부드럽고 순해 가벼운 맛을 즐기기에는 그만이다. 닭고기, 오리고기 등과 함께 마시기에 좋은 와인이기도 하다.

마일즈: 샤도네이는 세상에서 가장 순수성을 잃은 와인이야.

샤도네이 역시 멜롯과 더불어 보편적인 와인이기 때문에 취향 까다로운 마일즈에게 좋은 소리 못들은 와인이다. 하지만 화이트 와인 중에서는 그 풍부한 향으로 가장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와인으로 상큼하면서도 진한 맛이 입안을 감싸고 도는 것이 일품이다.



마일즈: 피노는 까다롭고 매우 어려운 품종이지만 그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는 와인이지.

마일즈가 가장 좋아하는 와인이 바로 피노다. 까탈스럽고 예민한 마일즈에게 생산이 까다롭고 맛 또한 복잡하고 다양한 맛을 가진 피노는 어딘가 닮은 구석이 많다. 그래서 마음에 드는 마야에게 자신에 대해 말하지 못하고 애꿎은 ‘피노’를 들먹이며 피노 예찬론을 펼친다. ‘골치 아픈 포도’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완벽한 프리미엄 레드와인 피노는 돼지고기나 송아지 고기 등 부드러운 육류와 잘 어울린다.

마일즈: 샴페인은 정통 와인의 가장 이상적인 변이라고 할 수 있어. 취하고 싶을 때도, 취하고 싶지 않을 때도 가장 적당한 와인이지.

샴페인은 가장 널리 알려진 스파클링 와인. 오랜 발효 과정으로 약간의 거품이 일어난다. 샴페인은 마개가 빠질 때 나는 ‘펑’하는 소리와 함께 이는 거품이 특징인 술로 알다시피 축하주로서 인기가 높다. 알코올 도수는 13.4도이다.

마일즈: 시라의 100% 순수한 매력 때문에 피노의 오묘한 매력이 간과되었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야.

마일즈에게 ‘피노’와 더불어 칭찬하는 와인 ‘시라’는 완전숙성된 짙은 색과 질감의 레드 와인. 까다로우면서도 진중한 면을 지닌 시라 역시 마일즈가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술이다. 이 포도로 만든 와인은 숙성이 오래 걸리고 또 그만큼 오래 보관할 수 있으며 깊은 맛을 갖는다. 잉크 같은 진한 갈색과 자극적인 향을 가진 와인을 만든다. 주로 ‘버건디’라는 이름을 지닌 와인에 많이 사용된다. 음식과 함께 곁들일 때 가장 진가가 발휘되는 와인임을 알아 둘 것.



마일즈 : 까베르네는 풍부하고 강하며 기분 좋은 맛을 지녔지만, 몇 가지 이유 때문에 내겐 매력 없는 와인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마일즈를 닮은 와인이 ‘피노’라면 ‘까베르네’는 마일즈의 친구 잭과 가장 어울리는 와인이다. 결혼을 앞두고도 다른 여자와의 만남에 열을 올리고 고민 없는 잭은 어디서도 생산될 수 있고 돌보지 않아도 잘 자라는 까베르네에 가깝다. 마일즈의 평처럼 포도의 풍부한 맛과 향을 지닌 까베르네는 묵직한 타닌 성분으로 이름 높은 레드 와인이다. 아마 마일즈에게 매력 없는 와인으로 취급 받을 때가 바로 잭과 티격태격 다툼을 벌일 때가 아닐까?

마일즈 : 나는 리즐링이 풍취가 없는 소박한 맛의 와인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이젠 더 이상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사이드웨이>에서 마일즈와 마야의 화제는 ‘와인’이다. 마일즈 못지 않은 와인 애호가인 마야의 박학다식함에 질세라 마일즈가 언급한 술이 바로 리즐링. 리즐링은 디너 와인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요즘에는 주로 디저트와 함께 나오는 달콤한 화이트 와인이다. 알코올 함량이 낮고 과일의 신맛이 조화롭게 느껴진다. 포도 자체의 상큼한 향이 뛰어나고 각각 독특한 맛을 지닌 여러 타입의 와인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닭고기, 야채, 생선류 등과 함께 마시기에 좋은 와인이다.

마일즈: 쇼비뇽은 미네랄과 청동 맛이 약간 나는, 금속성의 맛이 있어. 하지만 매우 가볍고 감귤 향이 나지.

쇼비뇽 블랑은 샤도네이의 새로운 대체 와인으로 허브 향이 특징인 가벼운 화이트 와인. 로와르, 보르도, 캘리포니아 등지에서 재배되는 향기가 탁월한 포도 품종으로 샤르도네 와인이 이상적인 맛이라면 쇼비뇽 블랑 와인은 독특한 향으로 마일즈 같은 와인 애호가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다. 레몬 향과 구운 생선이나 칠면조, 조개류, 간단한 해산물 요리와 마시기에 좋은 와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