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오래 살아남은 것들을 향한 탐험
피오트르 나스크레츠키 지음, 지여울 옮김 / 글항아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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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를 처음 보는 순간.

나를 잡아먹을듯이 노려보는 저 눈빛이 너무 마음에 들었답니다. '가장 오래 살아남은 것들을 향한 탐험'이라는 제목도 제 눈길을 사로 잡았던것 같아요.

언뜻 책을 보았을때는 공룡에 관한 책인줄 알았어요. 책에 관심을 가지고 살펴보니, 표지탓에 제가 착각을 한거였네요. 하지만, 어릴적에도 종종 자연계에 관한 책읽기를 좋아했던지라 공룡이 아니더라도 현재까지 살아온 생물들에 관한 책은 제 호기심을 자극시키더군요.

그래도 책 가격이 꽤있어서 덜컥 구매하기 망설여져서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해서 읽게 되었어요. 그리고 읽고 나니 왠만해서는 책 소장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중인데, 제 소장리스트 100권중에 한권에 추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공룡으로 착각하게 만든 녀석은 파푸아 숲도마뱀이었습니다.*

처음 언뜻보았을때는 초록색 비늘을 가지고 있구나 했는데.. 숲도마뱀은 사냥을 위해 한번 자리를 잡으면 그곳에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비늘 위에 작은 양치식물들이 자라기도 한다네요.

첵을 펼치자마자 미지의 세계로 걸어들어갈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풍경을 만났네요. 제가 자주 접하는 판타지 세계의 한 부분 같다고 할까요? ^^

아니 왠 공룡이 살던 시대에나 살것 같은 저 생물은 뭐지?

처음 이 사진을 보았을때 그랬어요. 그런데 저렇게 선명하게 사진을 찍힌것을 보면 현재 살고 있는 생물 같은데, 너무 생소해서 궁금했답니다.

그 궁금증은 책을 다 읽어갈때야 정확히 풀어낼수 있었습니다.

[와트와 공룡거미]

처음에는 이 책을 단순히 독특한 생물 사진 구경 정도로만 생각했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저자가 단순히 멋진 사진을 찍고자 하는 욕망으로 낸것이 아닌, 이렇게 멋진 사진을 통해 환경보호에 대해 알리고자 책을 출판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이 책을 통해 '살아있는 화석'을 칭하는 기준이 모호해지면서 '살아있는 화석'이라는 명칭이 소멸되어 간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대신 요즘에는 '잔존생물(relict)'이라는 명칭을 부치는데, 작가는 값을 매길수 없는 자연의 유산이라는 의미에서 '유물생물(relic)라는 명칭을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Relics가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하지요.

[바다말미잘 버섯]

대부분의 생물들이(저 바다말미잘 버섯이) 내일 당장 사라진다혀 인간의 삶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자연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하나의 방법이라 생각한 저자는 자신의 사진을 통해 자연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함께 보호하자고 말합니다.

그들이 없는 삶이 얼마나 슬픈가?에 대해서 생각해보며 관심을 가지고, 관심을 가지는것에 그치지 않고 자연을 보호할 무언가를 행동할 기회를 얻길 바라는 마음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전해진답니다.

[사람 손톱보다 작은 개구리]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워낙 책이 방대하니 완독하는데 시간이 걸릴거라 생각했는데, 그냥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어요. 독특한 생물들을 보며 감탄하고, 이런 생물들이 인간의 욕심으로 사라져가는 것이 정말 안타까웠답니다.

[물이 없는 지역에서 생활하는 개구리는 아예, 알에서 올챙이시절을 보내고 부화합니다. 그동안 알이 메마를까봐 숫컷개구리가 알을 감싸고 있네요.]

'센티넬라 멸종'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센티넬라봉에서 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90종의 식물을 발견했으나, 몇년후 그곳은 농장으로 변해 새로 발견된 종이 발표도 되기전에 멸종되었다고 합니다. 그후 현재 세계에 존재하지만 발견되지 않은채 멸종된 동식물을 붙이는 명칭이랍니다.

물론 자연적으로 멸종되어 가는 생물들이 있지만, 인간의 등장으로 인간등장 전보다 훨씬 빠른속도로 생물들이 멸종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암컷이 수컷보다 엄청 큽니다. 극단적인 크기로 왠지 숫컷이 기생 곤충 같아 보이네요.]

[세상에서 가장 납작한 곤충 - 매미의 약충(불완전변태를 하는 곤충의 애벌레)]


이렇게 신기한 생물들이 존재도 알리지 못한채 사라져가야한다니 무척 슬프네요.

[투구여치]

[대벌레]

[매미]

보호색으로 진화한 녀석들이예요. 마칙 자연이 만들어낸 보석같습니다.

[가랑잎벌레]

시들어가는 이파리를 표현할정도로 대단한 은신술을 가지고 있네요.

[귀여운 도마뱀으로 생각했는데, 그냥 도마뱀이 아닌 옛도마뱀목(스페노돈티아)'에 속하는 '타우타라']

작가의 사진도 멋지지만, 이 사진을 찍기위해 다양한 오지를 여행하며 때로는 위험하고, 때로는 사진 한장을 위해 오랜 시간을 기다리며 인내하는 작가의 열정에 탐복하게 되었습니다.

정말 자신의 일을 사랑하지 않고는 이런 일들을 해낼수 없을것 같아요.새해에는 작가의 그런 열정을 본받아야할것 같네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테이블마운티바퀴벌레]

[자이언트 바퀴벌레]

[공바퀴벌레]

으....
아무리 집에 있는 바퀴벌레가 아니고, 독특한 무늬와 아름다움(?)을 뽄내지만 바퀴벌레의 악명 때문인지 읽는동안 징그러워서 덮어버리고 싶었어요.^^

그래도 끝까지 참고 읽은 덕분에 바퀴벌레가 다른 곤충들과 달리 모성이 엄청나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하지만 아무리 모성이 뛰어난다해도 바퀴벌레가 나비로 보이지 않아요. ㅠ.ㅠ

[거품메뚜기]

독이 있는 식물을 먹기 때문에 몸에 독을 축적되어 있다고 하네요. 사실 보기만해도 절대 만지고 싶지 않을정도로 위협적인 메뚜기입니다.

왼쪽과 오른쪽 위는 독을 가지고 있는 메뚜기이지만, 오른쪽 아래는 독이 없는 메뚜기랍니다. 비슷한 색상을 가지고 있으면서 마치 자신이 독이 있느냥 보호하는것이지요.

[쌍뿔머리거미]

[잔가지 메뚜기]

[두꺼비메뚜기]

보호색을 가지고 자신을 보호하는 곤충들.
두꺼비 메뚜기는 처음에는 한머리밖에 보이지 않았는데, 자세히 보면 두마리랍니다. 왠지 윌리를 찾아라 같네요.^^

[다양한 쐐기나방 애벌레들]

어떤 곤총들은 보호색이나 은신술을 이용해 자신을 보호한다면, '쐐기나방 애벌래들'은 이름처럼 쐐기를 이용해 자신들을 보호한답니다.

그렇기에 오히려 더 화려한 색채를 뽑냅니다.

하지만 그런 무기조차 무방비하게 만드는 녀석들도 등장하게 마련이지요.

[화려한 거미들]

거미처럼 보이지 않는 거미들이예요.

[죽은잎사마귀 암컷]

[죽은잎사마귀 수컷]

정말 '죽은잎사마귀'라는 이름이 너무 잘어울립니다.
암컷, 숫컷 은실술이 차이를 보이네요. 자신들조차 서로를 못알아보고 지나치기도 한답니다.ㅎㅎ

그래서 짝찍기 기간동안에는 독특한 냄새를 풍겨 상대방을 부른다고 합니다.

[가이아나의 모르포 메넬라우스]

파란색 나비는 언제봐도 신비로워요.
특히나 자연 한가운데에서 직접 본다면 정말 멋질것 같네요.

[모래파리]

가이나의 열대우림에서 만나게 되는 모래파리는 물리 않을 방도가 없다고 하네요. 그래서 작가는 어차피 물릴거 사진을 찍었는데, 결국 '리슈만편모충증'으로 몇주를 고생했다고 합니다.

고생할거 알면서 이렇게 자신의 일을 충실히 해냅니다. 그가 한몸 다 바쳐서 우리는 모래파리가 어떻게 배가 통통해지는 볼수 있는거지요.^^

[나무늘보]

처음 이 사진을 보았을때는 무척 귀엽다 생각했어요. 하지만 저 귀여운 사진을 연출하기까지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있었으니....

저렇게 귀여운 나무늘보가 원주민들에게는 맛있는 식사거리가 된다는거예요.^^;;

저 나무늘보다 일용할 양식으로 붙잡였다가, 귀여운 얼굴 덕분에 풀려나게 되었다지요. 덕분에 곤충학자들은 나무늘보의 털을 골라주며 털 속에 기갱하는 곤총들을 관찰했다고 합니다.

[가이아나의 푸른독화살개구리]

자연계에서 저렇게 화려한 색상을 자랑하는 생물들은 정말 정말 조심해야해요. '나 독 있소...'하고 알려주는 경고 표시니깐요.^^

[수리남의 세줄독개구리]

독특하게 암컷이 젖은 낙엽더미에 알을 낳고, 알이 부화하면 수컷이 올챙이들을 등에 업고 물까지 옮겨간다호 하네요.

[북아메리카에 서식하는 투구게]

아... 드디어 나타났네요.
책 처음에 등장해서 저를 궁금하게 만든 녀석은 '투구게'라고 합니다.

처음 듣고, 처음 본 녀석이예요.
저 녀석들만 보면 마치 과거로 돌아간 기분이 드네요.

화석과 비교해서 찍은 사진을 보면 '투구게'는 정말 오랫동안 살아온 유물같은 생물이네요.

언뜻 모래사장으로 알을 낳으려 육지로 올라오는 투구게를 보면 거북이를 연상케 하지만, 거북이와 조금은 다르답니다.

거북이는 물속에서 오래 살지 못하기 때문에 알속에 있는 아기들이 숨을 쉴수 있도록 육지에서 알을 낳는거지만, 투구게는 물없이 살기 힘든 생물인데도 몇억년전 바다가 새끼들에게 더 위험한 곳이라 육지에서 알을 낳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모양이 무시무시해서 먹고 싶지 않은데, 투구게를 식용으로 이용하는 지역도 있다고 합니다. 북아메리카에는 식용으로 사용하지 않았지만, 사료로 사용되고, 투구게의 파란피는 인간에게 유용한 물질이 되어 멸종위기에 처할뻔했으나....

투구게를 잡아먹는 새가 멸종 위기에 처하자, 그 새의 먹이감인 투구게가 멸종되면 안된다고 인식해서 지금은 보호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 생각했는데, 작가는 새보다 투구게의 희기성이 우선적으로 보호해야하는 생물이라며, 단지 생김새가 귀엽다고 보호하고 못생겼다고 보호하지 않아도 된다는 기준이 우습다고 말합니다. 생각해보니 '나무늘보' 역시 귀염성(?) 때문에 살아날수 있었지요.^^

[뉴잉글랜드의 임시 봄못에서의 풍년새우]

여러 생물들의 이야기들도 있었지만, 풍년새우의 삶도 무척 극적이었어요. 임시로 생겨난 못에서 짧은 시간내에 부화하고 자라고 알을 낳는 과정이 신기했답니다.

물없이는 생활할수 없는 풍년새우가 이런 독특한 진화로 인해 5억년전 캄브리아기 바다에서 지금까지 살아남을수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런 오랜시간동안 살아남은 녀석조차 예기치 못한 복병이 있었으니...

바로, '인간'이겠지요.

경이로운 생물들의 삶을 살펴보면서 우리가 지구와 미래의 자손들에게 많은 빚을 지고 있구나..생각이 들었어요. 빚은 물려주지 말고 갚아야지요. 작가의 말대로 생각으로만 그치는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옮긴는 내가 되어야 할것 같네요.

*

참고로 이 책의 뒷편에 작가가 사진을 어떻게 찍었는지에 대해서 언급한 부분이 있답니다. 저도 책을 읽으면서 이 사진들을 어떻게 찍었을까? 궁금했던 부분들이 있었는데, 되도록 연출되지 않고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찍으려 많이 고심하고 오랜 시간과 인내심을 투자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더 이 책이 좋아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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