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박한 파국 - 슬라보예 지젝의 특별한 강의
이택광.홍세화.임민욱 지음 / 꾸리에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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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쟈'님 서재의 대문을 통해 지젝이라는 사람의 이름정도는 알게 되었어요.^^;;

어떤 사람이길래, 누군가의 대문을 차지하는걸까? 궁금하긴했지만, 왠지 나에게는 먼 사람 같은 생각에 가까이하지 못했죠. 그리고 가까이 하는 방법을 몰라 그냥 얼굴과 이름정도만 아는것에서 그쳤답니다.

 

그러던차에 지젝이 한국에 방문하고 일정 동안 가졌던 강연과 인터뷰를 담은 책을 알게 되었습니다. 페이지도 부담스럽지 않고, 면담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지첵을 처음 접하는 독자들의 입문서라는 평에 솔깃했던것 같아요. 그리고 그 평에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너무 딱딱하지 않은 형식과 내용으로 약간은 부담없이 읽을수있었던것 같아요. 솔직히 이 책을 읽으면서 리뷰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았답니다. 글의 잘써야겠다는 부담감보다는 그를 알게 되었다는 만족감이 더 커서인것 같아요. ^^;;

 

슬라보예 지젝은 좌파 철학자였네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분단이라는 특수 상황 때문에 '좌파'에 자유로울수가 없는것 같아요. 그래서 그를 보고 위험한 철학자라고 말하지만 지젝이 말하는 '좌파'는 단순합니다. 답을 주는것이 아니라 질문하는것. 해결책보다 문제의 발견이 우선시 되어야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좌파는 질문하지 않고 비판만 한다고, 어려운 문제에 대해 단순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좌파보다는 차라리 해결책은 내놓지는 못해도 난국을 정확히 인지하고  그렇기에 '이것이 문제다'라고 인정하는 진정한 보수가 질문하지 않는 좌파보다 낫다고 꼬집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왜 그가 '스타벅스 철학자'라고 불리는지 궁금했어요. 그의 철학이 대중적인 인기를 끌자 스타벅스처럼 대중문화에 소비되는 철학이라고 일부에서는 비판했지만, 지젝은 그 비평을 자신의 특유의 유머로 쿨하게 받아들이네요. 스타벅스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의 죄책감을 2센트로 덜어내려는 우리의 얄팍한 심리와 기업을 상술은 우리가 자본주의 사회속에서 죄책감을 느끼는 감정을 지첵으로 인해 덜어내려한다고 말합니다. 어제 스타벅스 1+1쿠폰 사라진다고 아까워 평소라면 안마셨을텐데 구입해서 끝까지 마셔준 저로써는 살짝 찔립니다. ㅠ.ㅠ 판매금의 약 240원(2센트)가 아닌 커피 한잔 4400원을 직접 기부하는것이 더 현명한 방법일텐데 말이지요.

 

처음엔 너무 어렵지 않을까? 너무 과격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평소 편하게 접하기 힘든 생각들을 알게 되어서 좋았고, 지젝을 처음 접한 저로써는 이 책을 만나 다행스러웠답니다. 혹시 저처럼 지젝에 관해 궁금하신분들이 있다면, 가벼운(?) 마음에 한번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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