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시게 찬란한 내 안의 블랙홀
무라카미 류 지음 / 큰나무 / 2000년 2월
구판절판


대기에는 아직도 싸늘한 기운이 남아 있던 3월의 끝자락.......-13쪽

나의 세계에서 선택한 최고의 이미지 사진이 떠올라š? 죄수의 손가락을 부러뜨리고 있는 백치 간수의 싸늘한 미소. 이 사진의 해설란에는 지금 막 잠자리에서 뛰어나온 듯 부스스한 머리를 한 일본 소설가의 이런 글이 실려 있었다. '진정한 고문은 얼굴에 웃음 없이 이루어질 수 없다.'-36-37쪽

인간은 말이야. 요만한 25센트 동전보다 작고 뾰족한 금속 하나가 몸 속에 들어오는 것만으로도 눈 깜짝할 사이에 무의미한 존재로 변할 수 있어.-62쪽

그 여자나 마토 같은 여자들에게 부족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정조 관념이나 윤리 의식의 차원을 넘어 인생의 정수를 깨달은 사람들. 그들은 섹스와 마약, 술, 요리, 모든 것에 이이 통달해 있어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법이 없다. 즐기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한 가지에 지나치게 집착하거나 얽매이지 않는다. 정조 관념이나 모럴이란 본래 쾌락을 알지 못하는 인간에게만 적요오디는 법칙이다.-131쪽

닌자는 높이 뛰어오르기 위해 하루에 몇 밀리미터씩 자라는 나무를 이용했다고 한다. 도약하는 힘이 붙으면 나무도 함께 자라나고 닌자는 옆에서 강제로 훈련시키는 사람 없이도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늘려갈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는 체력의 한계에 부딪치든지 식물이 성장을 멈추든지 결론이 나기 마련이다.-157쪽

"하늘에는 별이 가득하지. 하지만 별 하나하나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외로울 수밖에 없어. 반짝이는 밤하늘은 그저 눈에 보이는 단편적인 세게일 뿐이지."-171쪽

모에코가 미처 깨닫지 못한 사실이겠지만 재능이란 끊임없이 솟아나는 것이 아니다. 완전히 소모된 후에는 절대로 다시 생산 되는 법이 없다. 더 이상 쓸만한 재능을 끄집어 낼 수 없을때 인간은 비로소 '포현'이라는 비상 수단으로 자신을 내보이게 되는 것이다.-1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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