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 침스키 - 인간이 될 뻔했던 침팬지
엘리자베스 헤스 지음, 장호연 옮김 / 백년후 / 2012년 10월
절판



'인간이 될 뻔했던 침팬지 님 침스키'를 보는 순간 예전에 봤던 영화 '혹성탈출'이 생각났었어요. 영화속 침팬지도 비록 약물의 도움을 받았지만, 인간과 함께 생활하며 인간과 함께 생각도 성장하면서 자신이 침팬지와 인간사이에 어디서도 공존할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며 새로운 종으로 진화를 하게 되지요. 암튼, 그 첫인상이 이 책을 다 읽을때까지 계속 따라오네요.



[사진속 님은 천진스럽지만, 님을 잃어야하는 님의 엄마의 표정을 보니 정말 미안해지네요..]

사실 이 책을 읽으며 좀 순진한 마음도 있었던것 같아요. 책 겉표지를 보면 침팬지가 아기처럼 턱받이를 하고, 기저귀를 찬 모습의 그림을 보는 순간 무척 귀엽다 생각했거든요. 게다가 사진속의 님의 모습 너무 천진난만해서 귀엽잖아요. 인간이 아닌 동물과 교감을 하고 애정을 갖는 일은 이미 집에 있는 강아지를 통해 행복을 느꼈기에, 인간과 비슷한 그래서 이번엔 교감뿐만 아니라 소통도 가능한 동물과 생활한다면 더 기쁠것 같았거든요.



사실 저처럼 님의 첫번째 부모이자 가디언인 스테파니도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기 때문에 자신과 다르게 행동하는 '님'을 더 이상 통제할수 없고, '님'이 걸어야할 미래와 자신의 미래가 같은 방향일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님'을 포기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침팬지는 보기와 달리 꽤 공격적이고, 그 공격이 치명적일수 있는 동물이예요. 단지 인간과 비슷하기 때문에 인간처럼 행동하고 통제했기에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 '님'은 먼 미래에 스테파니를 만났을때 스테파니처럼 행복할수 없었던것입니다. 자신이 처한 상황이 모두가 스테파니 탓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르지요. 그래서 스테파니에게 그렇게 분노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반 사람들보다 스테파니는 '님'이 엄마처럼 의지했던 사람이었으니깐요. 하지만 스테파니 역시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것을 깨달았을때는 이미 돌이킬수도 없었고, 돌이킬 힘도 없었어요.



본래 언어는 인간만의 고유한 특징이라고 정의한 '노엄 촘스키'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 침팬지에게 '님 침스키'라는 이름을 주어 유인원 언어 실험을 한것이 '프로젝트 님'이었답니다. 어린 시절을 인간과 함께 생활하며 어쩜 자신이 털이 많은 인간이라 생각했을 '님'을 생각하면 앞으로 '님'의 미래를 알기에 마음이 무거워지더군요. 결국 프로젝트는 무산되고 4년간 인간과 함께 한 삶을 정리한 '님'이 태어난 장소로 돌아가게 됩니다.



[위에서 봐왔던 '님'과 지금 사진 속의 '님' 같은 침팬지로 보이나요?]

인간이길 강요당하고 그래서 인간처럼 생활하다가 다시 침팬지로 돌아가라고 한 행동은 차라리 야생에서 잡혀 동물원에서 생활하게 된 침팬지의 삶이 더 행복해 보일정도 더 비참하고 잔인한일이었습니다. 차라리 침팬지로만 살았더라면 덜 비참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님'은 연구용으로 길러지고, 가치가 없자 버려져 여기저기 떠돌다가 의학용 실험실까지 가게 될 처지에 놓이게 됩니다. 그나마 정말 다행스럽게도 '님'은 그전의 프로젝트로 인해 이미 유명한 침팬지였고, 여러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서 다른 침팬지들과는 다른 운명을 걷게 됩니다.

'님'은 인간도 아니고 애완동물도 아니랍니다. 단지 사랑받으며 자유롭게 살고 싶은 침팬지일뿐이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올해 읽은 '동물권'이 생각났어요. 당시 '님' 살았던 시대 배경은 '동물'에게 치명적인 의학 실험들이 공공연히 실행되던, 동물들의 권리에 대해서 생각하지 않던 상황이었답니다. 그나마 '님'으로 인해 인간이 얼마나 '동물'의 처우에 대해 무심한지 깨닫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구조하고 막으려 노력하기 시작하게 된것 같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종종 생활용품을 구입할때 그 제품이 '동물을 가지고 테스트 하지 않았다'는 문구를 읽을수 있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과학과 지식을 이유로 더 이상 무책임한 연구와 실험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조금 느린 발전일지라도 함께 할수 있는 방법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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