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 5000 킬로미터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마누엘레 피오르 지음, 김희진 옮김 / 미메시스 / 2011년 8월
절판


도서관에 반납 도서 카트에 올려져서 제 눈에 들어왔답니다. 왠지 따스해 보이는 빛의 색감에 반해 어떤 내용인지도 모른채 대출해서 읽게되었는데, 첫사랑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었네요.



그래서 '아하~~'했습니다. 첫사랑이 핑크빛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하지만, 때론 저렇게 따사롭고 평화로운 모습으로도 다가오니깐 말이지요.

왠지 피카소가 생각나는 것은, 아마도 심플한듯, 성의없는듯... 하지만 간결미가 보여서인듯하네요. 하지만, 솔직히 책 표지와 다르게 책 속의 그림을 보니 '참.. 못났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인지 그림보다는 색감이 더 제 마음에 닿은듯했습니다.

이 그림만으로도 이탈리아의 따스하고 강렬한 햇살이 느껴졌어요.

첫사랑의 느낌과 너무도 닮았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십대의 치기 어린느낌과 첫사랑에 대한 설레임과 호기심이 보는 동안 귀엽고, 미소를 짓게 했습니다. 나의 첫사랑도 저랬나? 싶기도 하고....(짝사랑이었던가? ^^;;)

피에로와 루치아의 사랑이 왜 멀어졌는지 그 둘만 알뿐이지요.

루치아는 강렬한 햇살이 첫사랑의 상처를 곪아 터지기라도 하는 듯 차가운 겨울나라로 도망갑니다. 역시나 이번에도 푸른 색감으로 인해 아픔, 냉정함, 망각등이 느껴졌어요.

그리고 피에로는 푸른색과의 정반대 느낌의 공간에는 피에로가 존재합니다.

피에로의 혼란스런 정신상태가 엿보이는 장면이지요.

그리고 또 세월은 야속하게 흘러갑니다.

십대에 꿈꾸던 사랑과 삶이 현실과 다르다고 깨닫기 시작되면서, 권태기가 느껴지게 하는 색감을 사용했어요. 만약 이 그림에 처음 그림처럼 밝은 햇살이 보였더라면, 또 다른 감정이 느껴졌을까요? ^^

루치아와 피에로의 대화를 통해 왜 이 책의 제목이 '초속 5000km’인지를 알게 됩니다. '초속 5000km’는 노르웨이에 사는 루치아가 이집트에 사는 피에로에게 전화를 걸면서 핸드폰으로 이야기를 나눌때 느끼는 시차 1초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서로 이렇게 가까이 느낄수 있지만 결국 1초의 시차를 둘수 밖에 없는 그들의 마음은 과연 돌이킬수 있을까요?

루치아와 피에로는 과거의 기억을 간직한채, 서로를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풋풋하고 아름다웠던 청춘은 사라지고, 늘어난 뱃살과 벗겨진 대머리를 고민해야하는 중년의 모습이 참 슬프네요. 그래서 하늘도 루치아와 함게 눈물을 흘리나봅니다.

완전 반전. ^^;;



하지만, 내가 남자가 아니니 첫사랑의 남자의 감정은 모르겠지만..

마지막 사랑을 붙잡는 여자의 마음은 완전 공감하게 되었답니다. 그 존재가 너무 뜻밖이었지만 말이지요.

그리고 이 책의 가장 좋았던 부분이라고 느껴졌던것은 바로 책 뒷편에 기다리고 있는 루치아와 피에로의 행복했던 과거의 한 장면이였습니다. 마치 영화처럼, 저들에게도 저렇게 아름다웠던 사랑이 존재했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기억하게 해주었던 장면이었던것 같아요.



사실 그림과 내용은 너무 속도감이 있어서 처음에는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해 이해력이 좀 딸렸어요. 그래서 여러번 이 책을 반복해서 읽어보았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이 책이 더 좋아지는 마력이 있더군요. 섬세한 색감과 수채와의 붓터치가 이야기의 생명력을 더 불어 넣어주었던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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