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 돌하르방 어디 감수광, 제주도편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7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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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너무나도 유명해 귀에 박히도록 들어왔던 책인데, 왜 이리도 읽기 싫었던지..

아마도 그때는 어른들이 권하는것은 무조건하기 싫어했던 나이였던것 같습니다.ㅎㅎ 아무리 좋은것도 제 싫으면 할수 없는거지요. (솔직히 지금 심정은 조카에게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지만, 이 녀석도 예전의 저와 같겠지요.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읽을때까지 기다려야할지... 아니면 정말 다행스럽게도 요즘 어린이를 위해 다시 편집해 출판되고 있는데 그 책으로 먼저 만나게 할지 살짝 고민하고 있어요.)

그렇게 거들떠 보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으로는 '언젠가 읽어야할 책' 목록에 들어있었던것 같아요. 그리고 작년쯤 처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6'권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읽으면서 왜 이 책이 오랫동안 사랑받았는지 이해하게 되었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책 읽은후의 결심처럼 나머지 1~5권은 읽어보지는 못했어요. -.-;; 이노무의 책 편식증은 어쩔수 없네요. 좋은거 알면서... 인문서는 약간이 강제성이 있어야(학창시절에는 그 강제성이 싫었는데..ㅋㅋ) 읽으니 말이지요.

그래서 이번 7권이 나오면 자제를 해야지 했는데...
이런... 이번에는 '제주도'편이네요.^^

[제주도 도로를 한눈에 보이는 지도가 수록되어 있답니다. 책 초기에 읽어보시면 '제주허씨'를 위한 제주안내기(제주허씨는 제주의 렌터카를 지칭하는 말이예요.)답게 굵직한 자동차 도로들이 표기되어 있어 도움이 될듯합니다]

신랑이랑 연애할때쯤 제가 제주도 한번 못갔다고, 친구들이랑 제주도 놀러갈 계획을 세우자, 냉큼 자신이 안내하겠다고 미끼를 던져 제가 덥석 물어버렸어요.^^

운전할수 있는 사람있으면 더 편하게 구경할수 있겠다..하는 마음이었는데, 암튼 신랑이 운전수 역활을 잘해주어서 즐겁게 다녀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제주도의 역사나 문화에 대해서 생각하기보다는 그저 유명 관광지나 맛집 위주로 돌아다녔던것 같아요. 여행가이드를 낀것도 아닌지라 특별한 지식없이 다녀서 솔직히 사진이 없었다면 어디를 돌아다녔는지 기억에 남지 않았을것 같아요.

[귀기가 느껴지는 와휼 본향당.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귀기'가 '영험'으로 느껴지게 된답니다. 역시 아는만큼 보인다는 것을 다시 느꼈어요.]

2년후쯤 친정엄마 환갑이어서 가족끼리 가볍게 여행을 다녀올 계획을 세우고 있었답니다. 아직 어디를 가야할지 정하지 못했는데, '제주도'도 여행 후보지에 있었던터라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그렇게 반가울수가 없었어요.

사실 '제주도'는 한번쯤 다녀왔었던지라 후보지에 올려놓되 약간 리스트의 하단에 차지했었는데, 이 책을 보는 순간 '제주도'의 순위가 상단으로 올려질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북촌리 4.3 위령비예요. 제주도의 문화유산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역사도 함께 배울수 있어 좋았습니다. 사실 제주도는 먼 거리 때문인지 우리나라임에도 제주도의 역사에 관해 아는것이 별로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하네요.]

일반적인 관광지를 배제하고, 평소 잘 알려지지 않은 제주도의 문화와 역사, 전통을 위주로 소개하려고 노력하신 모습들이 책의 곳곳에서 느껴졌습니다.

사실 6권은 서울편인지라 잘 몰랐다하더라도 익숙했던 공간,문화라서인지 쉽게 받아들일수 있었던데 비해, 제주도가 이렇게 저에게 낯선곳이었던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낯설음이 곧 신비로움과 경의로움으로 바뀌는것을 경험하게 되었네요.

[제주의 수많은 위령탑들. 이 책을 통해 단순히 허위허식같이 세워진 위령탑보다는 세계 각국의 모뉴먼트처럼 조금 더 진정성을 담은 기념물이 남겨지길 바랍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아는재미를 선사한 책이라고 할까요? 단순히 문화를 소개하는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역사와 함께 미래의 역사를 어떻게 이어가야할지 생각하게 하는 책이랍니다.

[너븐숭이 애기무덤과 순이삼촌 문학비]

읽으면서 자랑스러운 역사도 있지만, 비극적이고 마음아픈 역사들도 많았답니다. 지금까지도 아물지 않은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분들에게 '그동안 몰라서 죄송했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그리고 우리의 아이들에게 거짓된 역사가 아닌 사실을 전해줘야한다는 의무감도 생기게 되었습니다.

'해녀'는 제주의 상징이자, 제주의 정신이고, 제주의 표상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잠수복을 입으시지만, 솔직히 볼품없는 잠수복보다는 옛해녀분들이 입으셨던 '물소중이'가 더 멋스러운것 같아요.

제주도에서 여자의 삶이 참 고달프다 느껴지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의강한 생활력과 조직력에 감탄하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이제는 해녀의 명맥이 끊겨가고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뿐입니다.

제주도에 가면 해녀분들이 물질해서 잡은 해산물들을 즉석에서 먹을때 살짝 흥정하는것도 재미라 여겼는데, 이제는 그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ㅠ.ㅠ


'7편 돌할방 어디감광'을 읽으면서 제주도에 대한 사랑이 새록새록 솟아나는 것을 느꼈답니다. 이렇게 멋진곳이 우리의 섬이라니 자랑스럽기도 하고, 우리의 문화유산을 잘 지켜야겠다는 사명감도 배우게 되었답니다. 아마도 이제부터 제주도 여행을 하게 되면 여행객들의 손에 이 책이 한권씩 들려있는 모습을 볼수 있겠네요. 정말 책 한권의 힘이 이렇게 대단하다는 것을 느끼게 했습니다. 내년에도 또 다음편의 이야기를 행복하게 기다릴수 있을것 같습니다.

*

[제주도의 바다 노을. 책속의 사진이 실제 풍경보다 못할텐데, 그 사진을 다시 찍으려니 미안해집니다.]

[제주도의 돌하루방 하면 위의 사진의 돌하루반들이 떠올랐는데..]

[돌하루방에도 다양한 생김새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사실 대표적인 돌하루방보다 서민적인 모습의 돌하루방에 살짝 정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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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1 16: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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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1 17:4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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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4 10: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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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9-25 23:5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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