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사레 보르자 혹은 우아한 냉혹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18
시오노 나나미 지음, 오정환 옮김 / 한길사 / 2001년 12월
품절


이것은 체사레가 싸움터에서 그의 잔인성을 거리낌없이 표출시킨, 처음이자 마지막 예다. 그는 피로 손을 더럽힐바에야 차라리 온몸을 피에 담가버리는, 그런 사나이였다.-166쪽

체사레 곁에서 대담하고도 빛나는 삶을 같이하는 것. 이 생각이 아스토르를 매료했다. 그로부터 약 1년 동안, 만프레디 가의 어린 형제는 체사레가 가는 곳마다 졸졸 따라다녔다. 그러나 체사레는 파엔차 민중의 아스토르에 대한 충성심의 강도를 잊지 않고 있었다. 파엔차를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있어 아스토르의 존재는 방해가 되었다. 1502년 6월 9일, 파엔차가 함락된 지 약 1년이 지났을 무렵, 로마의 테베레 강에 목에 밧줄이 감긴 형제의 시체가 떠올랐다-152쪽

역사상, 이렇게도 재능의 질이 다른 두 천재가 만나, 서로 재능을 살리면서 협력하는 예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레오나르도가 사고의 거인이라면, 체사레는 행동의 천재다. 레오나르도가 현실의 피안을 유유히 걸어가는 인간이라면, 체사레는 현실의 강에 태연하게 말을 몰고 들어가는 인간이다. 다만 이 두 사람은 그 정신의 근저에서 공통되는 것이 있었다. 자부심이다. 그들은 자기 감각에 맞지 않는 것은, 그리고 자기에게 필요하지 않는 것은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기를 절대시하는 이 정신은, 완전한 자유와 통한다. 종교로부터도, 윤리 도덕으로부터도 그들은 자유다. 궁극적으로 니힐리즘과 통하는 이 정신을 그 극한에서 유지하고, 더욱이 적극적으로 그것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강렬한 의지력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 두 사람에게는 그것이 있었다-197쪽

"FIDES PRAEVALET ARMIS"
즉 "신뢰는 무기를 이긴다"-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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