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북스토리 / 1999년 11월
구판절판


보고 있는 내 쪽의 눈길이 문득 뒤로 물러나 신의 시선이 되는 것 같은, 행복도 우울도 하나로 녹아드는 여원 같은 저녁 풍경이었다.-10쪽

"N.P 라니, 그게 뭐예요?"
"노스 포인트의 약자."
"무슨 의미?"
"그런 제목의 오랜된 곡이 있어."
"어떤 곡인데요?"
"음, 아주 슬픈 곡이야."-11쪽

꿈속에서, 나는 울고 있었다. 맑고 깨끗한 꿈의 강에서 사금을 채취하여 돌아온 것 같은 감촉이 남아 있었다.
'슬퍼서 운 건지, 아니면 슬픈 일로부터 해방되어 운 건지, 어느 쪽이 됐든 아직 깨고 싶지 않았는데'라고 , 멍하니 생각했다.-18쪽

바깥으로 나오니, 정말 모든 것에 가슴이 설레었다. 강렬한 햇살, 반짝이는 아스팔트, 정지되어있는 나무들의 짙은 초록.
호흡을 하는 나에게,
"지금 가슴이 콩콩거리지?"
라고 하며 사키가 활짝 핀 해바라기 같은 웃음을 보인다. 햇빛 안에서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웃음이라, 나는 눈을 가늘게 떴다.
드디어 여름이 오고 있었다.-55쪽

"그렇게 시큰둥한 표정 짓지 마, 살아 있으니까. 하나 하나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실화니까. 어딘가에서 들은 이야기하고 제 아무리 닮았어도, 지금 여기에, 너만을 향하고 있는 살아 있는 언어니까."-159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