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오넬(티모시 발므)은 순진하고 착하지만, 구제불능의 마마보이. 그는 엄마의 심부름 가는 도중에, 파퀴타(다이아나 페넬버)라는 사랑스런 여인을 만나 서로 호감을 갖는다. 하지만 어릴 때부터 억압적인 엄마(엘리자베스 무디)에게 길들여져 오던 라이오넬은 그녀와의 로맨스에 주저함을 느낀다. 그런데 우연히 당한 사고로 "수마트라 쥐원숭이"에게 물리는 라이오넬의 엄마. 그때부터 그녀가 물린 상처는 점점 부풀어올라 끔찍스런 좀비로 변하고, 라이오넬은 그 사실을 숨기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 그러면 그럴수록 그가 자신을 피한다고 파퀴타가 오해할 만한 소지는 커져만 가고, 그의 노력은 헛될 뿐이다. 즉 살아 생전보다 더욱 탐욕스럽게 변한 엄마 좀비는 마을 사람들을 닥치는 대로 공격하고, 급기야 좀비들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만 가는 것이다. 이즈음 엄마의 부고 소식을 들은 탐욕스런 삼촌(이안 와트킨)이 찾아와 유산 상속 문제를 꺼내는데, 좀비들의 습격을 받는다. 이때부터 좀비와의 전쟁이 시작된다. 마침내 피가 사정없이 튀고, 팔다리가 산더미처럼 쌓이는 혈전 끝에 결국 유일한 생존자 아들과 좀비들의 괴수가 된 엄마의 처절한 생존 게임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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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호러작가 피터 잭슨이 만든 스플래터 무비의 극치이자 절정판. 이미 데뷔작 <고무인간의 최후>에서 악취미와 패러디, 뛰어난 시각적 개그를 선보였던 재능이 이 영화에서 재확인된다. <사이코>의 모자간의 갈등이라는 자극적 상황 설정 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시체들의 밤> <좀비오> <이블데드>를 비롯한 기존 공포 영화의 관습을 철저하게 밀고나아갔다. 즉 산산이 흩어지는 살점과 팔다리, 양동이째 엎지른 듯한 피바다의 그 표현 정도가 지나쳐 상상을 불허하지만, 너무나 노골적인 시각표현은 오히려 뜻밖의 유머를 낳으며 박장대소할 만한 공포코미디로 탄생했다. 볼 만한 장면도 많은데, 일단 좀비들을 무찌르는 목사님의 '이소룡' 권법이 아차! 실수하는 순간에 당하는 장면이라든가, 좀비 영화사상 최초로 좀비끼리 결혼해서 악동 좀비를 낳는 기상천외한 장면, 내장만 남은 좀비가 집요하고 끈질기게 라이오넬의 발목을 잡는 상당히 깨는 장면 등등. 그러나 무엇보다 명장면은 아들 라이오넬이 '잔디깎는 기계'로 좀비들을 완전 박멸하는 초절정의 액션 장면이다. 한편, 영화의 기본 설정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빠진 아들의 홀로서기여서, 의외로 진지한 구석도 찾을 수 있다. 낄낄거리며 볼 수 있지만, 공포영화를 싫어하는 분들은 요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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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는 내내 기절 초풍하는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