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dest (Mass Market Paperback)
Paolini, Christopher / Laurel Leaf / 2008년 8월
평점 :
품절


장편소설을 제외하고 한권에 1000 페이지가 넘는 소설책은 처음 만난것 같네요. 정말 Mass Market Paperback이었기에 손목에 부담없이 읽었지, 일반 국내서 재질로 이 책을 출판했더라면 책장에 그대로 꽂혀있을뻔한 책이 되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처음에는 영미권의 페이퍼백 재질이 정말 싫었는데, 최근에는 점점 소장보다 읽기에 더 중점을 두다보니 페이퍼백이 정말 편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암튼, 지금까지 읽어왔던 영어책 중에 가장 길었고, 정말 오디오북(역시 오디오북도 가장 길게 들었네요.)의 도움이 없었다면 끝까지 완독하는데 힘들었을뻔 했네요. 판타지 소설이다보니 작가가 만들어낸 언어와 지명들이 무척이나 생소해서 오디오북이 정말 읽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거든요.

 

사실 에라곤 시리즈 1편을 읽을때, 기대보다 실망스러움이 더해 이 시리즈를 더 이상 거들떠보지 않게 되었었답니다. 그러다가 최근에 4편으로 완결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마침 오디오북이 있어서 다시 도전하면서 처음 느꼈던 실망스러움이 오디오북 덕분에 보충이 되면서 예전보다는 조금 낫다는 느낌이 들었었어요.

 

그런데 2편을 읽으니 다시 처음 느꼈던 그때의 부정적인 감정이 슬금슬금 기어나오는것을 느꼈습니다. 정말 이 책은 작가가 십대에 썼다는 것을 염두하며 읽어야할것 같아요. 그렇지 않다면, 너무 뻔히 예상되는 부분들로 인해 지루해지는 느낌을 받게 되거든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1편에 예상했었던 일들이 2편에 그대로 사실로 확인되면서 이 책의 미래가 좀 암울했습니다.

 

게다가 작가가 '반지의 제왕' 의 팬인듯, 자꾸 '반지의 제왕' 따라하기 같은 느낌이 들었어요. 워낙 톨킨이 그쪽계의 판타지를 탄탄하게 다져놓긴 했지만, 자꾸 '에라곤'시리즈를 읽으면서 새로운 이미지가 창줄되기보다는 톨킨의 이미지를 가져와서 읽게 되는것 같아 안타까웠습니다.

 

물론 재미있고 창의적인 부분들도 있었지만, 처음 이 책을 접했을때 방대한 분량에 놀랐다면, 읽으면서 그 분량이 너무 디테일한 설명과 미사여구로 채워놓아서 오히려 이야기의 몰입에 방해되며 지루한 느낌을 들게 했던것 같아요. 워낙 작가가 할말이 많았던것 같은데, 어느정도 과감하게 정리할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그래서 처음 '에라곤' 시리즈는 3부작으로 완결한다고 했었는데, 작년에 4부작으로 완결된것 같네요. 그것도 어마 어마한 분량으로 말이지요.^^;;)

 

그나마 다행인것은 이번편에서 주인공보다 훨씬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에라곤의 사촌 Roran의 등장이었습니다. 1편에서는 미미했던 존재였는데, 주인공보다 더 주인공 같은 등장으로 중간 중간 지루했었던 부분들을 많이 커버해주었거든요. 3편에서 에라곤과 함께 더 큰 활약을 기대해보지만, 혹 기대에 부흥하지 못할까 살짝 두렵긴하군요.

 

암튼, '에라곤' 시리즈 은근 부담되긴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판타지 소설이긴하지만, 기존에 열광했었던 판타지 소설에 비해 매력이 떨어지면서 방대한 분량으로 제 기를 살짝 죽여주는데, 차라리 완전 아니다싶으면 책을 덮어버리기라고 할텐데, 그렇지도 않으면서 결말은 궁금하니 끝까지 참 에매한 시리즈인것 같아요.  그나마 정말 다행인것은, 이 책을 읽어주는 나레이터가 과장되지도 않으면서도 깔끔하게 책을 읽어주는 바람에 끝까지 놓지 않고 읽었던것 같아요. 그분 목소리 하나 붙잡고 끝까지 가봐야할것 같습니다. 혹 '에라곤' 시리즈도 작가가 자라면서 함께 자라지 않을까?하는 희망도 함께 가지면서 말이지요.

 

 

 

 

[2편은  Mass Market Paperback 이라 사이즈가 작지만, 3편은 일반 페이퍼백보다 크고 좋은 재질이예요. 페이퍼백에도 여러종류가 있는데 비교해보니 차이가 있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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