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3.28 개봉 / 15세 이상 / 113분 / 뮤지컬,드라마 / 미국,캐나다


감  독

롭 마샬


출  연

캐서린 제타 존스(벨마 켈리), 르네 젤위거(록시 하트), 리차드 기어(빌리 플린)


재즈의 열풍과 냉혈 킬러들이 넘쳐 나는 무법 지대 시카고,
이 거리에서는 총알 한발이면 유명해 질 수 있다.

단조롭고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기를 꿈꾸며 연예계를 동경하는 순진한 록시 하트는 바람부는 도시 시카고가 약속하는 모험으로 가득한 화려한 삶에 끌리게 된다. 록시의 단 한가지 소망은 화려한 무대 위에서 주목을 받는 스타가 되는 것이다. 나이트 클럽의 코러스 싱어로 일하던 록시는 착하고 헌신적인 남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이트 클럽의 사장과 절친한 친구인 프레드와 내연의 관계를 맺는다. 그가 단순한 가구 장사 일 뿐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스타가 되려는 꿈이 좌절되자 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게 된 록시. 착한 남편 아모스는 록시의 살인을 단순 강도로 위장하고 대신 감옥에 가려 한다. 하지만, 경찰의 조사 도중 진실을 알게 된 아모스는 결국 록시를 감옥에 보내게 된다.




아름답고 매혹적인 시카고 최고의 보드빌 배우(통속적인 희극, 춤, 곡예, 노래 등을 섞은 쇼에 출연하는 배우) 벨마 켈리. 어느날 여동생과 남편이 한 침대에 누워있는 것을 목격하고 두 사람에게 총을 쏜다. 결국 벨마는 일급 살인 혐의로 체포되어 감옥에 가게 된다.

이미 언론에 의해 희대의 살인자로 낙인 찍힌 벨마는 무죄 석방 후, 대가를 담보로 간수 매트로 모튼을 매수하여 형사 변호사 빌리 플린을 소개 받는다. 그는 한번도 져본 적이 없는 누구나 변호를 맡기고 싶어하는 최고의 변호사이다. 벨마는 엄청난 비용으로 그를 고용한다. 빌리 플린과 매트로 모튼은 자극적인 사건에 불나방처럼 모여드는 언론의 속성을 이용하여 벨마의 무죄 석방을 시도한다.

한편, 벨마와 같은 감옥에 수감된 록시는 우연한 기회에 빌리 플린을 만나게 된다. 록시의 사연에 흥미를 갖게 된 빌리에게 록시의 남편 아모스가 거액의 수임료를 제시한다. 빌리는 벨마 대신에 록시의 변호를 담당하기로 하고 이로 인해 야심만만한 두 여인의 운명은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벨마에 대한 관심이 식은 자리에 죄없는 착한 배우지망생으로 떠오른 록시는 순식간에 온갖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게 된다. 한편, 록시에게 빌리 플린과 세간의 관심, 재판 날짜 마저 빼앗겨 버린 벨마는 록시에 대한 앙심을 품게 된다.

드디어 시카고 형사 재판소에서 화제의 인물 록시 하트의 살인 사건에 대한 재판이 열리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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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린 달라스의 원작을 바탕으로 한 연극 <시카고>는 냉소적이고 신랄한 시사 코미디 시대의 시작을 예고하는 작품이었다. 세간의 관심을 모았던 실제 공판에서 영감을 얻은 '시카고 트리뷴'지의 기자 모린 달라스는 <시카고>의 초고를 작성하였고, 1926년 초연되어 열광적인 호평을 받았다. 뒤이어 1927년에는 무성영화 <시카고>가, 1942년에는 <록시 하트>가 각각 제작되었다. 비록 특정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지만, 풍자와 위트를 숨기고 있는 이 이야기는 언론과 사회의 속성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 덕분에 시대를 초월해서 사랑받는 명작의 반열에 오르게 된다.

1975년, 브로드웨이의 베테랑들인 존 칸더, 프레드 엡 그리고 밥 포세는 <시카고>를 브로드웨이의 뮤지컬로 각색했다. <시카고>의 스토리만이 이 뮤지컬의 영원불변의 요소는 아니다. 칸더와 엡이 제공한 가사와 멜로디가 왓킨스의 숙련된 작품에 다양성을 보강해 주었다. 포세의 안무는 작품의 트레이드 마크라고 할 수 있는 관능미와 어두운 분위기를 함께 부여했다. 뮤지컬의 제작은 다시 한 번 유혹과 살인이라는 테마의 대중적 인기를 확인시켜주면서 대 성공으로 이어졌다. 뮤지컬 <시카고>는 O.J 심슨 사건이 있었던 1996년에 다시 한번 무대에 올랐다. 70년대에 정치적 현실에 대한 풍자에 집중했던 것과는 달리, 90년대 말의 공연에는 연예계를 빗댄 은유적 표현에 시선이 집중되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전혀 새로운 관점에서 연관을 지었다.




이제 21세기에 영화로 탄생한 <시카고>에 대해 관객들은 어떤 매력을 느낄까? 롭 마셜 감독은 주인공들을 유혹하는 화려한 무대와 명성, 그리고 모든 것을 잃어버렸을 때 얻게 되는 차가운 외면과 허무함 사이의 모호한 경계선이 21세기의 관객을 영화 <시카고>에 빠져들게 하는 힘이라고 밝혔다. 좋은 노래, 좋은 가사, 좋은 멜로디는 세월의 시험을 견뎌낸다. <시카고>의 가사와 음악이 바로 그런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재미있고 예리하고 풍자적이고 섹시하고 신랄함도 두루 갖추고 있다. 이 매력은 지금도 유효하다. 앞으로도 유효할 것이고, 우리가 사라진 이 후에도 그럴 것이다. 진정한 힘을 가진 <시카고>는 이제 그 명성만큼이나 화려하고 관능적인 모습으로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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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 젤위거의 또 다른 매력에 빠지게 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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