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지도
펠릭스 J. 팔마 지음, 변선희 옮김 / 살림 / 2012년 2월
절판


그는 무기를 마치 자기 무릎에 쪼그리고 앉은 고양이처럼 쓰다듬으며 다시 마리의 미소를 떠올렸다. 그녀를 처음 만날 때처럼 그녀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게 지속되는 것이 앤드류에게는 늘 놀라웠다. 모든 것이 너무 또렷하게 기억났다. 마치 그 기억 속에 8년이라는 세월이 끼어들지 않은 것 같았다. 때로는 그러한 기억들이 심지어 실제보다 더 아름답게 여겨졌다. 어떠한 신기한 연금술이 원본보다 그러한 복사본을 더 훌륭하게 보이게 할 수 있을까? 대답은 명백했다. 시간의 흐름은 현재 솟아오르는 감정을 과거라고 부르는 이미 지나고 변함이 없는 화폭으로 변모시켰고, 인간이 항상 자유로운 붓놀림으로 그림을 그리던 화폭의 그림은 전체를 감상하기 위해 충분히 거리를 두고 바라볼 때만 의미를 갖는다.-2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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