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레이드 모딘을 죽인 걸 후회해요?"
"본인이 자초한 일이예요. 나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어요." 나는 모딘의 죽음, 변호사를 죽인것, 뒷통수에 칼이 들어가는 순간 바비 시오라가 발끝으로 섰던 모습을 떠올려도 무덤덤했다. 내가 덜컥 겁이 난 건 바로 그런 무덤덤함, 내면의 차분함 때문이었다. 하지만 가슴을 채운 또 다른 느낌이 아니었다면 더 겁에 질렸을지도 모른다. 그건 순전무구한 아이들의 죽음, 아직 시체조차 나오지 않은 그 죽음들이 불러일으킨 깊은 고통이었다.-3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