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로맨스'와 '판타지' 중에서 어디로 분류해야할지 살짝 고민했어요. 캣사와 포를 생각한다면 로맨스소설이긴한데, 다른 판타지 로맨스 소설에 비해 로맨스보다 환상적인 모험쪽에 더 치우쳐진것 같아서 결국 마지막엔 '판타지'로 분류했어요. 아마도 제가 이 책을 읽으면서 '로맨스'쪽보다 '판타지'쪽으로 더 인상이 깊었기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일곱 왕국이 존재하는 가상의 세계에서 서로 다른 눈의 색깔을 가진 사람들은 독특한 초능력(Graceling이라고 불리는)을 가지고 태어납니다. 다른이들보다 동물들을 잘 관리하거나 춤을 잘 출수도 있고, 수영을 잘 하거나 활을 잘 쏠수도 있어요. 하지만 주인공 소녀인 캣사의 능력은 싸움이었습니다. 한 나라의 임금인 숙부로 인해 '킬러'로 길러진 그녀는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누군가를 죽이고 해치는 상황을 싫어합니다. 그리고 그 때 이웃나라 왕자인 '포'를 만나게 됩니다.
'포' 역시 캣샤처럼 그레이스링이었습니다. 서로의 능력을 이용해 감춰져 있는 진실을 찾는 여정을 떠나게 됩니다. 물론, 예상했듯이 둘은 연인이 됩니다. 하지만 캣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여성이 아니예요. 맨손으로 사자도 때려 잡고, 왠만한 군대보다 더 무시무시한 전투 능력을 보여주지만, 무엇보다도 자의식이 강한 여성이랍니다.
캣사가 살고 있는 시대는 중세시대처럼 대부분의 여성들은 남편이나 남자형제들에게 보호를 받으며 수동적인 삶을 살아가는 시대였습니다. 하지만 캣사는 자기 스스로를 보호할수 있고, 심지어 다른 사람들을 보호할수 있는 능력을 가진 여성이지요.
그래서 캣사는 일반적인 여성들처럼 결혼을 통해 남편의 울타리에 갇혀있기 보다는, 좀더 진취적인 생각으로 결혼을 하지 않기로 선언합니다. 물론 포를 사랑해서 자신의 상황과 신념 때문에 갈등하고 아파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런 캣사를 포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이해해주지요.
사실 여러가지 모험들이 재미있긴했어요. 하지만, 포가 결국 시력을 잃어버릴때 좀 울적하더군요. 아무리 그가 자신의 능력으로 시력이 아닌 감각으로 세상을 볼수 있다 하더라도 굳이 포를 그런 상황으로 가게 둔 작가가 원망스러웠어요. 어쩜 그래서 제가 '로맨스'보다는 '판타지'소설로 구분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암튼, 다음 시리즈가 있는데 그 시리즈에서 캣사와 포가 등장해서 새로운 관계로 발전될지, 아니면 그들의 시대는 여기서 끝나고 다음 주인공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하긴 합니다.
[나를 놀라게 한 책 표지, 칼날에 눈이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일곱 왕국의 지도. 이 지도 덕분에 이야기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