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이 책은 왠지 불편했어요. 큰 여행 가방을 들고 있는 흑인 소년이 표지 속에 등장해서인것 같습니다. 글쎄.. 인종차별에 관한 책을 읽으면 그냥 불편했던것 같아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용기가 없어서인것 같기도 합니다. 영어로 꽃봉오리라는 뜻의 'Bud 버드'라는 이름을 가진 소년에게, 그냥 대충 가벼운 사이로 불리는 'Buddy 버디'라는 이름으로 불리지 말고, 희망을 뜻하는 '버드'라는 이름을 소중하게 여기라고 엄마는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엄마의 바람대로 버드는 버디라 불리길 단호하게 거부합니다. 처음 몇페이지를 읽었을때는 제가 처음 가지고 있던 예감이 맞는듯 했어요. 엄마를 잃고 고아원에서 지내다가 임시 가족들에게 학대를 받을때, 앞으로 버드의 인생이 무척 고되지 않을까?하고 걱정했거든요. 하지만, 버드는 절망에서 그대로 주저 않기 보다는 자신의 이름처럼 희망을 찾아 나섭니다. 그래서 버드는 엄마가 남겨준 팜플렛을 보고 팜플렛 속의 남자가 아버지일거란 생각으로 아버지를 찾아 여행길에 오르게 됩니다. 그리고 여행의 시작은 무척 경쾌했어요. 물론 저는 그 남자가 버드의 아버지일거라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처음엔 버드가 나쁜 사람들만 만나 상처 받고 힘들까, 걱정했는데, 버드에게 계속되는 행운에 저 역시 무척 어리둥절하더군요. 버드의 신사적인 행동은 여러사람들을 기쁘게 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버드가 어린 흑인 고아로써 세상을 살아 남기 위해서는 얼마나 편견 속에서 힘들게 살았어야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바르게 자라준 버드를 보면서 버드의 어머니가 참 대단했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저에게 남긴 나쁜 첫인상을 완전히 잊게 할만큼 버드와 함께 있으면 저 역시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래서 조금은 작위적인 듯한 우연을 살짝 눈 감아주고 버드와 함께 행복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