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우리 파크 직원들은 매일 이런 역설과 부딪혔다. 현실과 상관없는 관념이 아니라 매일 눈앞에서 펼쳐지는, 살아 숨 쉬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살아있는 동물을 가두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더 잘 이해했다. 그러나 직원들은 대중이 자연을 낭만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는 점 역시 알고 있었다. 자유라는 개념은 인간이 발명해냈으며, 야행에 사는 동물들도 행동반경이 세력권 내로 한정되고 스스로 먹이를 찾아야 하며 포식자에게 잡아먹힐 위협에 시달린다는 점에서 진정으로 자유롭다고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다.
일부 직원들은 이런 모든 논리에 반대해 언젠가 동물들을 자연에 놓아줄 방법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
"아무리 훌륭한 사육사라도 죄책감을 느끼기 마련이에요. 출근해서 동물들을 바라보며 '저 아이들이 여기 올 필요가 없었다면 좋았을 텐데'하며 안타까워하곤 하죠." 어느 날 저녁 로우리 파크가 문을 닫고 나서 고참 사육사가 털어놓았다.-10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