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서 길을 묻다 - 전쟁과 평화에 관한 새로운 글모음
메리 호프먼.리애넌 래시터 엮음, 신상호.김화경 옮김 / 동산사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시를 안 읽은지 꽤 오래 된것 같네요. 감수성이 예전보다 못해졌나봅니다. 그래서 처음 이 책을 보았을때, 전쟁과 관련된 150편의 시와 짧은글로 이루어졌다고 해서 약간의 부담감으로 그냥 지나칠뻔했어요. (왠지 시를 읽고 리뷰를 쓴다는 것이 쉽지 않게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책 미리보기해서 위의 글과 삽화를 보는 순간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저 한편의 시와 삽화가 제 심장을 뛰게했습니다. 

최근에 얀 마텔의 '베아트리체와 버질'과 아트 슈피겔만의 '쥐'를 읽으면서 전쟁, 홀로코스트에 대해서 생각을 하게 했지만, '경계에서 길을 묻다'는 그 수준을 넘어버린것 같았어요. 장편소설에서 정리되지 않았던 감정들이 한편의 시로 인해 말끔히 정리된 느낌이랄까요. 

간결하지만 핵심만을 집어서 표현한 '시'를 보면서,
이래서 사람들이 시를 읽는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 책이 좋았던것은 다양한 삽화가들의 그림이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크리스 리들'을 보고 얼마나 반가웠던지... 

이 책을 읽으면서 인류가 존재하는 순간부터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전쟁을 겪었는지를 깨닫게 했습니다. 
 

처음 이 책을 주로 잠자기 전 시간에 읽기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잠깐 일이 있어 신랑을 2시간정도 기다려야하기에 이 책을 들고 나갔어요. 그리고 카페에서 신랑을 기다리며 책을 읽는데, 그날 날씨가 참 좋더군요. 무척 평화로운 분위기와 행복하게 걸어가는 모녀를 보면서 이 순간에도 전쟁은 멈추지 않는다는것이 무척 마음이 아팠습니다. 

읽는내내 마음이 울컥해서 눈물을 쏟을뻔했어요. 혼자 카페에 있는데 울고 있으면, 이상하게 보일까봐 참았습니다.  

 

시외에도 짧은 글들이 수록되어있는데, 그 글도 참 좋았습니다.  

읽으면서 이 책이 한 사람의 힘이 아닌 여러사람의 힘으로 이루어낸 성과라는것을 알았습니다. 좋은 의도와 좋은글로 만들어진 책인데,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것 같아 무척 안타까웠어요.  

요즘 되도록이면 읽은책들은 제 책장에서 떠나보내기를 하고 있는데, 이 책은 떠나보내고 싶지 않은 책을 넘어, 선물하고 싶은 책이 되었습니다.  

*

이 책의 저작권 수입은 이라크 어린이를 위한 유니세프 긴급 구호 기금으로 쓰인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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