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는 박제사가 자신에게 보내주었던 단편소설 '호스피테이터성 쥘리앵의 전설'을 기억에 떠올렸다. 박제사가 플로베르의 그 단편소설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였던 이유가 이제야 이해되는 것 같았다. 쥘리앵은 죄 없는 동물들을 무수히 도살하지만, 그 사건은 그의 구원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동물들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했지만, 그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도 쥘리앵은 구원받는다.
-> 지금에야 박제사의 본질을 깨닫게 되었어요. 그에게 유대인의 홀로코스트는 쥘리앵이 죽은 죄없는 동물과 같은거였습니다. 자신이 죽은 유대인에 대한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아도 된다는 판단을 할수 있는 글이었던거죠. 자신도 쥘리앵처럼 헨리를 통해 구원받을수 있을거라 생각했을겁니다.-24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