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판타지 - 패션은 어떻게 세상을 지배하게 되었나 샤넬에서 유니클로까지
김윤성.류미연 지음 / 레디앙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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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명품 판타지'라는 제목을 봤을때, 솔직히 '명품'이라는 단어보다 '판타지'라는 단어가 먼저 눈에 들어오는거 보면, 아직 저는 명품 마니아는 아닌가 봅니다.^^;; 뭐, 개인적으로 판타지 장르를 좋아하다보니 자연스래 이 책이 판타지 소설일거라 착각까지 했으니 말이지요. 

 정말 길거리를 가다보면 명품이라 부르는 브랜드 백을 들고 다니는 여성분들을 참 많이 만나는 것 같아요. 솔직히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값비싼 명품으로 치장되어 있는 분들을 보면 묘한 느낌이 들때가 많았답니다.  

 우연히도 이 책을 읽는날 약속이 있어 신랑을 기다리는 동안 한 아주머니께서 저에게 가방이 얼마냐고 물으시더군요. 갑자기 물어보셔서 당황스러웠는데, 아주머니께서 자신이 짝퉁을 판다며, 그동안 진짜 가격이 궁금했는데, 마침 제가 서 있어서 물어보게 되었다고 하시더군요. 솔직히 그 순간 길거리에서 짝퉁을 파는 것보다 진짜를 들고 있는 제가 비난을 받는 느낌이 들어 창피한 느낌이 들었어요.  

 약속 장소에 나가는 동안 머리부터 발끝까지 치장하는 저를 보면서 패션은 판타지라는 말에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제 자신이 행복한 여자라는 것을 보여주기에 가장 쉬운것이 바로 패션이고, 그래서 명품을 파는 이들은 그런 고객들의 마음을 이용해 판타지를 만들어나가는것 같습니다.  

 원래 '럭셔리'라는 뜻이 '사치품'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명품'이라는 말을 바뀌면서 고가의 재품에 대한 거부감이 사라지고, 자신을 위한 투자라는 생각이 대신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하네요. 말 하나로 놀라운 성과를 이룬 마케팅 전략이었습니다.     

 이 책에서 명품을 이야기하면 빼놓을수 없는 '샤넬'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샤넬하면 '청담동 며느리룩', '퍼스트레이디룩', '퀼팅백', '향수'등이 떠오르게 되는것 같아요. 지금은 '샤넬'이 명품 중에 명품이라 불리고 있지만, 처음 샤넬이 추구한것은 귀족이나 부르주아 여성들이 아닌 서민들을 위한 사회 진출의 편리함을 제공하는 활동하기 편한옷, 실용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상위층을 위한 브랜드가 되었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지요. 일하는 여성을 위한 옷이었지만, 오히려 그 옷을 입기 위해 여성들이 일을 해야할 처지가 되었습니다. 

 사넬의 큰 활동은 현대 여성이 진정 원하는 삶을 미리 내다보았고, 그것을 패션으로 해결했다는 점입니다. 활동하는 여성도 멋지고 아름답다는 것을 인식시켜주었다고 할까요. 샤넬 패션 이전에는 코르셋으로 인해 여성 혼자 옷을 입을수 없고, 명까지 단축하던 시절(중국의 전족만 비판할것이 아닌것 같습니다.) 남성의 성적 판타지에 갇혀있던 여성들의 코르셋을 벗어 던져 버리게 함으로써 여성도 남성의 보호가 아닌 자신의 힘으로 자립할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명품은 유행을 비껴간다고 하지만, 패션만큼 유행에 민감한곳도 없는것 같아요.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장인정신을 버리고 비지니스쪽으로만 흘러가는 것 같아 안타운것도 사실입니다. 사실, 미국에서 옷을 사는데, 브랜드 옷임에도 불구하고 '메이드 인 차이나'나 동남아시아 이름을 발견했을때 그때의 놀라움은 아직도 기억에 남긴했습니다. 더 이상 이탈리아나 프랑스 제품이 아니라면 그 이름이 주는 매력이 상실되는것은 사실인것 같습니다.  

 약간 아쉬움이 있다면, 명품이야기라기보다는 샤넬이야기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좀 더 다양한 명품들의 이야기에 접금하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긴했어요. 물론 후반으로 갈수록 그부분에 할애했다고 하지만, 샤넬 쪽에 너무 치우치다보니 다른 이야기들은 그다지 크게 비중을 두지 않은 느낌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그 동안 알지 못했던 명품의 진실에 대해 모두 알지는 못했지만 발을 들여놓은 만큼 현명한 소비자가 되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책을 더 매력있게 느끼게 했던 책 속의 일러스트  

 

2010년 오트 쿠뤼트 회원 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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