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반짝 빛나는

반짝반짝 빛나는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02년 2월

  (가끔 평점을 적을때 별 반개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3개주기엔 조금 아쉽고, 4개주기엔 모자라는 심정) 

에쿠니 가오리는 '냉정과 열정사이'를 통해 알게 된 작가였어요. 그 책을 재미있게 읽어서 그 시기에 '반짝반짝 빛나는', '낙하하는 저녁', '울 준비는 되어있다'를 구입했던 것 같습니다. 그 후에 더 많은 그녀의 책이 출판되었지만, 아직 구입한 책도 다 읽지 못하고 책장에 꽂혀있었던터라, 올해는 책장에서 그녀의 책을 꺼내 읽어보기로 했어요. 

'울 준비는 되어있다'는 그전에 읽었는데, 솔직히 어떤 내용이었는지도 기억에 남지 않을만큼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책도 좀 가볍게 읽어볼까하는 심정에 읽게 되었는데, 제목만큼이나 상쾌한 소재를 다룬 책이 아니었네요. 

게이 남편과 알콜중독 아내의 만남. 관습에 얽매일수밖에 없는 사회에서 서로의 편의에 의해 계약결혼을 하게 된 두 사람이지만, 점점 서로를 알게 되면서 묘한 감정들이 생길수 밖에 없는것 같아요.  

그렇다고 로맨틱 코메디 같은걸 기대했다면 오산이겠지요. 그들의 성질은 바뀔수가 없는것으로, 그 감정은 연민과 동료애 같은것이 아닐까 싶어요. 물론, 여자주인공은 좀 더 다른 감정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쨌든 서로가 서로에게 무언가 더 요구하기보다는 지금 그대로 변치 않길 바랍니다. 어찌보면 요즘 젊은 세대가 무척 개방적이고 쿨하다는 생각을 할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나태하고 허무주의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당시 출판했을때는 파격적인 소재일수도 있지만, 지금 제가 읽는 시점에서는 사회가 많이 변한것 같아요. 이런류의 영화, 드라마, 뉴스등을 자주 접하게 되어서인지 어느정도 그들의 취향을 인정해주자는 분위로 바뀌어 이 책을 읽는동안 별로 불편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아마도 책 제목이 주는 이미지가 이야기를 잘 포장해주어서 자칫 무거울수도 있는 이 이야기를 좀 더 밝고 화사하게 만들어 주었던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