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리다
파울로 코엘료 지음, 권미선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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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와 아버지는 바닷가에 함께 있었다. 아버지는 그녀에게 바닷물의 온도가 괜찮은지 알아보라고 했다. 다섯 살인 그녀는 아버지를 도울 수 있다는 게 신이 나, 바닷물에 다가가 두 발을 담가 보았다.
"발을 집어넣어봤는데 차가워요." 아버지에게 돌아온 브리다가 말했다.
아버지는 그녀를 번쩍 안아올려 바닷물까지 데리고 가더니 아무 말 없이 물속에 풍덩 집어넣었다. 그녀는 깜짝 놀랐지만, 곧 이것이 아버지의 장난이라는 걸 알고 재미있어했다.
"물이 어떠니?" 아버지가 물었다.
"좋아요." 그녀가 대답했다.
"그래, 이제 앞으로 뭔가를 알고 싶으면 그 안에 푹 빠져보도록 해."-133-134쪽

그녀는 그 가르침을 곧 잊었다. 겨우 스물한 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그녀는 다방면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열광했던 만큼이나 빠른 속도로 포기하곤 했다. 역경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다. 그녀가 두려워하는 것은 오직 하나의 길만을 선택해야 한다는 강요였다.
하나의 길을 서낵한다는 것은 다른 길들을 포기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녀에게는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많았고, 지금 하고 싶은 일들 때문에 훗날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늘 시달렸다.
'온몸을 던지는 게 두려운 거야. '그녀는 생각했다. 가능한 한 모든 길을 가보고 싶었지만, 결국엔 아무 데도 가보지 못한 셈이 되었다.-134쪽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어떤 길들은 계속 따라가고, 다른 길들은 포기해야 한다. 위카가 말했던, 옳은 길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그 길을 걷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떠올렸다. 하지만 최악은 그것이 아니었다. 제일 나쁜 것은 자신이 그 길을 제대로 선택했는지 평생 의심하며 그 길을 가는 것이었다. 선택에는 늘 두려움이 따르게 마련이다.-1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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