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 - 살아가는 동안 놓쳐서는 안 되는 것들
루프레히트 슈미트.되르테 쉬퍼 지음, 유영미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10년 11월
절판


'내 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라는 제목만으로도 왠지 마음을 뭉클하게 만드는 책이예요. 게다가 밀가루 반죽에 허옇게 된 안에 마음을 담아 있는 표지 디자인은 한 동안 제 눈은 손안을 들여다 보게 했습니다.

호스피스에서의 요리사라...

처음에는 환자를 위해 건강한 요리를 준비하는 요리사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환자등리 원하는 것은 건강한 요리가 아닌, 평소 먹고 싶었던 요리이며 요리사 역시 맛있어서 많이 먹을수 있는 요리가 아닌 환자들에게 행복을 줄수 있는 요리를 만드는 사람이었습니다.

새삼 우리는 종종 맛이 아닌 추억을 먹고 살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인지 호스피스에 생활하는 환자들이 원하는 요리는 최고급 요리가 아닌, 일상적인 요리들, 개인의 추억이 담긴 요리들이 많았습니다. 그들이 찾는 것은 맛이 아닌 추억과 기억이었습니다.

해외생활을 8년하면서 한국에 오면 먹고 싶은 음식들을 꼽아보았는데, 정작와서 먹으니 제가 기억하고 있는 맛이 아니어서 실망한것들이 꽤 있었어요. 제 입맛도 변했을테지만 어쩜 그 맛은 제 추억과 어울려지면서 부풀려진 맛이 아닐까 싶네요.

위의 글처럼 음식의 맛은 그때의 상황과 같지 않음으로 같은 맛일수 없었을거란 말처럼 말이지요.

이 책에서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기억이 남는 인물이 있다면 바로 베아테 부부였던것 같습니다. 아내가 겨우 암에 치료되었다고 생각했을때 쯤, 남편이 암에 걸려 더 이상 치료 받을수 없는 상태까지 이르게 되 호스피스로 오게 된 부부였습니다.

아마도 이 책을 읽기전 신랑과 사소한것으로 말다툼해서 더 이 부부에게 마음이 쓰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모닝키스도 안해주고 나간 신랑에게 화가나서 서로 퉁퉁거리며 문자로도 '사랑한다'는 말도 안 남겨줬어요. 아무리 화가 나도 '모닝 키스'는 해줬는데, 요즘은 가끔씩 안해주더군요. -.-;;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감정들이 얼마나 바보같은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한부 인생은 모두에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단지 어떤 특별한 사람들많이 그 시간을 안다는 것 뿐이지요. 자신의 죽음을 알고 있는 사람보다 더 황망하게 떠날수도 있습니다.

나 자신 역시 오늘, 내일 아니면 모레에 어떤일을 당할지 모르는데 신랑과 다퉈 서로의 마지막을 나쁜 기억으로 간직하게 했다는 생각으로 살고 싶지는 않았어요.

신랑과 사과하고, 신랑에게도 이 책을 읽으라고 권해야 할것 같습니다.

이 책을 읽는동안 마음이 차분해지고 삶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아무일 없이 무사히 보낼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항상 그 마음을 잊지 않도록 노력해야할것 같습니다.

*

만약 나에게도 내 생의 마지막 저녁 식사로 무엇을 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지금 생각나는것은 신랑이 만들어준 죽이 생각이 났어요.

(보통은 어머니께서 만들어주신 요리들이 많을텐데, 불행히도 친정엄마와 시어머니 모두 요리와 거리가 머신 분들인지라...^^;;)

제가 너무 아파했을때, 신랑이 처음으로 만들어 준 요리가 죽이었는데, 처음 만들었는데도 맛있었던 기억이 나요. 제가 너무 맛있게 먹으니깐, 그후로 조금씩 요리를 하더니 이제는 왠만한 주부들보다 잘해요. 이렇게해서 신랑과 화해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드네요. 마지막날 죽 얻어먹으려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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